분류 전체보기4271 저 거리의 암자~신달자 詩/낭송:권해윤 저 거리의 암자 / 신달자 詩 낭송:권해윤 어둠 깊어가는 수서역 부근에서 트럭 한 대분의 하루 노동을 벗기 위해 포장마차에 몸을 싣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주인과 손님이 함께 출렁출렁 야간여행을 떠납니다 밤에서 밤까지 주황색 마차는 잡다한 번뇌를 싣고 내리고 구슬픈 노래를 잔마다 채우고 벗된 농담도 잔으로 나누기도 합니다 속풀이 국물이 짜글짜글 냄비에서 끊고 있습니다 거리의 어둠이 짙을수록 진탕으로 울화가 짙은 사내들이 해고된 직장을 마시고 단칸방의 갈증을 마십니다 젓가락으로 집던 산낙지가 꿈틀 상 위에 떨어져 온몸으로 문자를 쓰지만 아무도 읽어내지 못합니다 답답한 것이 산낙지 뿐입니까 어쩌다 생의 절반을 속임수에 팔아버린 여자도 서울을 통째로 마시다가 속이 뒤집혀 욕을 게워냅니다 비워진 소주병이 놓인 플라.. 2023. 6. 30. 7월은 7월은 김길웅 칼럼니스트 저벽저벽 둔중한 발걸음 소리에 직감했던 일이다. 7월은 포동포동 살 오르기 시작한 6월을 단숨에 밀어제치고, 두툼한 몸뚱이로 와 무턱대고 덤벼든다. 일 년을 딱히 두 동강 내놓고는 무턱대고 절반을 다시 시작하는 출발의 시작점이다. 여름의 한복판, 6월 첫 더위에 임전 태세를 시험한다고 송알송알 맺히던 땀방울이 7월엔 냇물로 줄줄 흘러내린다. 유난히 땀이 많은 나로선 8월까지 악전고투해야 하는 고난의 한때에 꼼짝없이 갇혀 버린다. 에어컨 바람마저 싫어하니 전전긍긍해야 할 판이다. 하지만 7월은 애초에 넉넉한 가슴을 지녔다. 살아 있는 모든 것들에게 초록을 선사하는 걸 잊지 않았다. 찜통더위에 집 안에 박혀 있을 게 뭔가. 눈길이 이르는 데마다 녹음 짙은 크고 작은 숲이 지천이다. .. 2023. 6. 30. 한계령을 위한 연가 ~ 詩:문정희/ 낭송:홍성은 한계령을 위한 연가 詩:문정희 한겨울 못 잊을 사람하고 한계령쯤을 넘다가 뜻밖의 폭설을 만나고 싶다. 뉴스는 다투어 수십 년 만의 풍요를 알리고 자동차들은 뒤뚱거리며 제 구멍들을 찾아가느라 법석이지만 한계령의 한계에 못 이긴 척 기꺼이 묶었으면. 오오, 눈부신 고립 사방이 온통 흰 것뿐인 동화의 나라에 발이 아니라 운명이 묶였으면. 헬리콥터가 눈 속에 갇힌 야생조들과 짐승들을 위해 골고루 먹이를 뿌릴 때에도…… 시퍼렇게 살아 있는 젊은 심상을 향해 까아만 포탄을 뿌려 대던 헬리콥터들이 고라니나 꿩들의 일용할 양식을 위해 자비롭게 골고루 먹이를 뿌릴 때에도 나는 결코 옷자락을 보이지 않으리. 아름다운 한계령에 기꺼이 묶여 난생처음 짧은 축복에 몸 둘 바를 모르리. 2023. 6. 29. 가을 서한/나태주 詩~낭송 문명숙 가을 서한 나태주 끝내 빈 손 들고 돌아온 가을아 종이 기러기 한 마리 안 날아오는 비인 가을아 내 마음까지 모두 주어버리고 난 지금 나는 또 그대에게 무엇을 주어야 할까 몰라 새로 국화잎새 따다 수놓아 새로 창호지문 바르고 나면 방안 구석구석까지 밀려오는 저승의 햇살 그것은 가난한 사람들만의 겨울양식 다시는 더 생각하지 않겠다 다짐하고 내려오는 등성이에서 돌아보니 타닥타닥 영그는 가을꽃씨 몇 음큼 바람 속에 흩어지는 산 너머 기적소리 가을은 가고 남은 건 바바리코우트 자락에 날리는 바람 때묻은 와이셔츠 깃 가을은 가고 남은건 그대 만나러 가는 골목길에서의 내 휘파람 소리 첫눈 내리는 날에 커질 그대 창문의 등불 빛 한 초롱 2023. 6. 28.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이상화 詩 일시:2023년6월22일(목요) 저녁7시 장소:삼양 다목적 생활문화센터 (지회장:홍애선 낭독)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이 상 화 지금은 남의땅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나는 온몸에 햇살을 받고 푸른 하늘 푸른 들이 맞붙은 곳으로 가르마 같은 논길을 따라 꿈속을 가듯 걸어만 간다. 입술을 다문 하늘아 들아 내 맘에는 내 혼자 온 것 같지를 않구나 네가 끌었느냐 누가 부르더냐 답답워라 말을 해 다오. 바람은 내 귀에 속삭이며 한 자국도 섰지 마라 옷자락을 흔들고 종조리는 울타리 너머에 아씨같이 구름 뒤에서 반갑다 웃네. 고맙게 잘 자란 보리밭아 간밤 자정이 넘어 내리던 고운 비로 너는 삼단 같은 머리를 감았구나 내 머리조차 가뿐하다. 혼자라도 가쁘게나 가자. 마른 논을 안고 도는 착한 도랑이 젖먹.. 2023. 6. 28. 현충원에서/박태강 詩.겨례여/최해준 詩 6월 보훈의 달을 맞이하여 여기 초등학교 학생의 시 낭독이 있었습니다. 이서우(한라초등학교5학년) 오유건(인하초등학교 5학년) 동작동 현충원 채명신 장군 묘비에서 제주 월남 참전자 전우 월남에서 사망한 전우 묘역 전우의 묘비앞에서 매년 6월6일 현충일에 찾아가는 전우 48개성상이 되었습니다. 현충원에서 박태강 사랑하는 부모형제 사랑하는 자식과 아내 두고 백척간두에 선 나라를 위하여 꽃다운 청춘 눈물겨운 나이를 나라와 민족을 위해 바치신 님 그 충성 그 젊음 영원하여라. 햇빛 따스한 양지에 하나의 돌이 되어 계신 님 민족의 가슴속에 영원히 살아 계시리라. 2023. 6. 26. 제주 한라산 옥불사(玉佛寺)<동파 산사 순례107> 한라산 옥불사(玉佛寺)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애월읍 평화로 2018 (우)63042 지번애월읍 소길리 1363-24 연락처 064-799-8108 대표번호 비로전(毘盧殿):비로자나불을 모신 법당 제주불교의식전수관 태고종 제주교구 종무원장이자, 옥불사 주지 구암 성천 스님은 제주특별자치도 무형문화재 제15호 불교의식 예능 보유자입니다. 이곳에서 모든 의식을 전수하는 옥불사(玉佛寺)를 6월3일 방문을하였습니다. 옥불사 비로전(毘盧殿) 주련은 다음과 같다. 靈鷲拈花示上機 肯同浮木接盲龜 飮光不是微微笑 無限淸風付與誰 法身遍滿百億界 普放金色照人天 영축산에서 꽃을 들어 상근기를 보이셨음은 눈먼 거북이가 떠다니는 나무토막을 만난 것과 다름없거늘 음광(飮光)이 이를 보고 미소 짓지 아니하였다면 한량없이 맑은 바람을 누구.. 2023. 6. 25. 6월 보훈의 달 헌시~아픔.평화.그리고 용서 현동엽 詩 아픔.평화.그리고 용서 현동엽 詩(제주시지회장) 낭독:문명숙,박경자,홍성은 동영상 2023. 6. 25. 6월 보훈의 달 헌시~전우여 안식(安息)하소서 현동엽 詩 동영상 2023. 6. 25. 6월 보훈의 달 헌시~아픔을 잊자 합니다(제주시지회 현동엽 詩) 아픔을 잊자 합니다. 현동엽(제주시지회 회장) 낭독:김 선.김승범 기다리던 소중한 만남. 홀연히 흘러간 반백년이 지난 오랜 세월인데... 가슴속, 쌓인 한(恨)을 품은 채 하고 싶은 이야기 많았지만, 끝내 토해 내지 못하고 억겁의 세월 속에 그리움만 첩첩히 쌓였는데... 또 얼마나 많은 슬픔을 맞이하고. 또 얼마나 많은 눈물을 삼켜야할지... 나라 빛나게 하신 당신들의 얼은 진한 슬픔 앉은 채 빨강 꽃망울로 다시 피어나 우리 가슴을 저미고 있습니다. 처절했던 그 전장(戰場)은, 타다 남은 나무 밑 둥마저 베어진지 오래인데 삭막한 그곳엔 당신들 영혼만이 홀로남아 산새들마저 날아들지 않는 무서운 외로움에 슬피 울고 있겠지요. 지금도 전쟁을 하는듯한 악몽. 맹호의 울부짖음, 백마의 말 발굽소리 진동.. 2023. 6. 25. 이전 1 ··· 31 32 33 34 35 36 37 ··· 42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