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동보 김길웅 시인346

배려는 따듯하다 배려는 따듯하다 김길웅. 칼럼니스트 문간에 누가 다녀갔다. 수도계량기 통 뚜껑이 이가 맞지 않다. 검침원이 바늘을 읽고 바삐 닫느라 마무리가 덜 됐겠다. 웃으며 맞춰 놓았다. 웃음으로 생긴 여유에 마음 느긋하다. 걷기운동에 나서며 클린하우스 곁을 지나는데 턱없이 큰 종이상자가 패대기쳐 있다. 어느 집에 대형TV를 들인 모양이다. 포장했던 상자가 길바닥에 널브러져 볼썽사납다. 접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길을 가로질렀는데 지나칠 수가 없어 질질 끌어 ‘종이류’ 쪽에 붙여 놓았다. 더 들일 수 없으니 임시변통으로 한 것인데 썩 마음에 들지 않지만. 하릴없이 걸음을 뗄 수밖에. 누군가 자신의 섣부름을 뉘우치고 있을지 모른다. 그러면 된 것이다. 맵짜게 추운 겨울날 버스에 오르는 젊은 아기 엄마가 힘겨워 보.. 2020. 5. 2.
돌아온 4월은 돌아온 4월은 김길웅. 칼럼니스트 꿈꿔야 한다. 꿈이 있어야 한다. 꿈이 있다는 것은 존재하고 있음의 증거다. 꿈이 있어 삶으로 확산된다는 의미다. 꿈이 없으면 미래도 없다. 미래가 없다 함은 존재의 무의미, 허망함이다. 꿈이 있는 사람이 꿈을 꾼다. 가령 그 꿈이 속절없다 해도, 불합리하고 비논리적이라 해도 꿈이 있어 현실이고 일상이다. 보통 꿈이 특이한 것은 꿈속의 ‘나’는 ‘나’이면서 현실의 ‘나’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현실의 ‘나’와는 단절돼 있다. 그래서 시공간적 제약을 받지 않아 근거 없는 괴기(怪奇)한 것들일 때가 많다. 꿈의 메커니즘이다. 하지만 자는 동안 뇌는 영화를 촬영한다. 정신분석학의 아버지 지그문트 프로이트는 “경험한 것이 기억으로 돌아가는 과정이 바로 꿈”이라 했다. 하루의 잔상.. 2020. 4. 17.
수화 통역 수화 통역 제주신보 김길웅. 칼럼니스트 알아듣지 못하고 말하지도 못하는 사람을 농아(聾啞)라 한다. 말소리명료도 80데시벨 이상인데, 이보다 더 심한 90데시벨 고도의 난청은 농(聾)이라 부른다 한다. 두 살 아이도 듣고 하는 말을 듣지도 하지도 못한다니, 그 무슨 천형(天刑)인가. 보통사람으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피나는 노력으로 구화(口話)를 익혀 극복하는 사례도 있다 한다. 어머니가 배에 쌀가마니를 얹어 훈련시킨 얘기도 전한다. 중증일 때는 입모양을 보고 호흡법·발성법을 촉각을 통해 인지시키는 언어치료과정으로 의사소통을 가능케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하지만 농아와의 소통은 힘들고 풀어내는 데 개인차가 클 수밖에 없다. 살고 있는 세상과 소통하는 농인들의 일차언어가 수화(手話) 또는 수어(.. 2020. 4. 10.
아름다운 거리(距離) 아름다운 거리(距離) 제주신보 승인 2020.04.02 김길웅. 칼럼니스트 코로나19가 득실거려 세상이 생난리다. 어찌나 이악한지 오대양 육대주를 제멋대로 누비고 있다. 인간을 우습게 여겨 아주 나대는 판국이다. 빈대를 박멸하던 그런 약은 나오지 않나. 인간이 뽐내던 과학도 허탈감에 빠졌다. 사람들이 손 놓고 멈추고 갇혔다. 장보러 나가다가도 주춤한다. 교섭이 끊기고 다반사까지 내려놓았다. 인간이 이렇게 무기력할 수 있나. 최첨단 의술도 현미경 속에서 고물거리는 고것들 앞에 쪽 못 쓰고 주저앉았으니 한심스럽다. 유럽을 휩쓸며 급기야 미국에 상륙, 며칠 만에 초대강국이라는 나라 체신을 한 방에 무너뜨렸다. 전 세계 감염자가 몇 십만, 사망자가 몇 만에 이른다니, 미증유의 사태에 경악한다. 대한민국의 코로나.. 2020. 4. 3.
처음 투표하는 고3생들에게 처음 투표하는 고3생들에게 제주신보 김길웅. 칼럼니스트 이번 총선부터 투표에 참여하는 만18세 고3생 여러분, 축하합니다. 몇 년 전까지도 고교생이 투표장에 나간다는 건 상상도 못하던 일입니다. 선거는 적어도 약관에 이르러 행사하는 거란 좀 경직된 생각을 했던 것이지요. 학생이 .. 2020. 3. 27.
버티다 버티다 김길웅. 칼럼니스트 습관적·반사적이다. 아침에 일어나면 날씨부터 체크한다. 최고기온과 최저기온, 풍속과 습도 그리고 초미세먼지와 자외선과 황사와 오존의 농도까지. 관성에는 근육이 있어 탄력으로 좀 더 나아간다. 오전 오후 날씨와 주간 날씨로 이어진다. 눈비 소식이 있.. 2020. 3. 21.
역시 대한민국이다 역시 대한민국이다 김길웅. 칼럼니스트 코로나19로 온 나라가 난리를 겪고 있다. 메르스 때보다 훨씬 더 심각하다. 감염자가 가파르게 늘어나다 주춤하는 추세 같아 보이긴 하나 아직 변곡점에 이르긴 이른 것 같다. 가까스로 숨 가쁜 고비를 넘기긴 한 건가. 감염자 진단하랴, 확진자 치.. 2020. 3. 13.
코로나와 ‘신천지’ 질병관리본부장 정은경 박사님 모두가 고생을 하고있지만 질병관리본부장님은 고생을 너무나 많이 하고 계신분이다. 코로나와 ‘신천지’ 김길웅. 칼럼니스트 새로운 세상 혹은 개척해 나갈 세계, 신천지는 소망의 언어다. 꿈과 희망, 인간의 미래비전이 담겨 있다. 한데 코로나 바이러.. 2020. 3. 6.
영화 ‘기생충’을 보는 눈 영화 ‘기생충’을 보는 눈 김길웅. 칼럼니스트 우리 영화 ‘기생충’이 제92회 아카데미 영화제에서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국제장편영화상을 석권했다. 4관왕으로 비영어권 초유의 쾌거다. 봉준호 감독이 세계 영화계 최고 반열에 등극했음은 물론, 대한민국의 문화예술 역량을 평가 .. 2020. 2. 28.
공감(共感) 공감(共感) 김길웅. 칼럼니스트 드라마를 보며 자신도 모르는 새 눈물을 흘린다. ‘주인공이 참 슬프겠다. 저렇게 처절할 수가.’ 공감의 눈물이다. 사람에겐 이처럼 타자의 운명적 상황을 같이 느낄 수 있는 공감능력이란 게 있다. 다시 말하면, 공감이란 상대방이 느끼는 감정을 나도 더.. 2020. 2.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