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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詩38

님의 침묵~문영애 詩낭송 님의 침묵 (沈默) 萬海 - 韓龍雲 님은 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니다. 푸른 산빛을 깨치고 단풍나무 숲을 향하여 난 작은 길을 걸어서 차마 떨치고 갔습니다. 황금의 꽃같이 굳고 빛나던 옛 맹세는 차디찬 티끝이 되어서 한숨의 미풍에 날아 갔습니다. 날카로운 첫 키스의 추억은 나의 운명의 지침을 돌려 놓고 뒷걸음쳐서 사라졌습니다. 나의 향기로운 님의 말소리에 귀 먹고 꽃다운 님의 얼굴에 눈 멀었습니다. 사랑도 사람의 일이라 만날 때에 미리 떠날 것을 염려하고 경계하지 아니한 것은 아니지만, 이별은 뜻밖에 일이 되고 놀란 가슴은 새로운 슬픔에 터집니다. 그러나 이별은 쓸데없는 눈물의 원천을 만들고 마는 것은 스스로 사랑을 깨치는 것인 줄 아는 까닭에 걷잡을 수 없는 슬픔의 힘을 옮겨서 새 희망.. 2020. 12. 4.
내 고향~김안서.고향~정지용 내 고향 김억(金億, 1896~?) 평북 곽산 출생. 호는 안서(岸曙). 내 고향은 곽산의 황포가외다. 봄노래 실은 배엔 물결이 높고 뒷산이라 접동꽃 따며 놀았소 그러던 걸 지금은 모두 꿈이요 첫릿길도 꿈속엔 사오 십리라 오가는 길 평양에 들려 놀던 곳 어제 밤도 가다가 또 못 갔노라 야속타 헤메는 맘 낸 들 어이랴 지는 꽃은 오늘도 하늘을 날 제 아지랑이 봄날을 종달새 우네 육로 첫릿길 멀다 둘 곳 없는 맘 이 날도 고향 찾아 떠나는 것을 고향(故鄕) 정지용(鄭芝溶) 고향에 고향에 돌아와도 그리던 고향은 아니러뇨 산꿩이 알을 품고 뻐꾸기 제철을 울건만 마음은 제 고향 지니지 않고 머언 항구로 떠도는 구름 오늘도 메끝에 홀로 오르니 흰점 꽃이 인정스레 웃고 어린 시절에 불던 풀피리 소리 아니 나고 메마른.. 2020. 8. 27.
수평선 양중해 시 수평선 양 중 해 (1927~2007) 제주도 사람들은 수평선 안에서 산다. 까마득한 옛날부터 한라산 발치라면 어디에라도 터를 잡고 수평선을 등지면 한라산 한라산을 등지면 수평선 그 누구도 길고 짧은 한 평생을 수평선에 갇히어 수평선 안에서 살다가 수평선 안에서 삶을 마친다. 현곡 양중해.. 2019. 4. 4.
사는 이유 /최영미 시인 사는 이유 / 최영미 투명한 것은 날 취하게 한다 시가 그렇고 술이 그렇고 아가의 뒤뚱한 걸음마가 어제 만난 그의 지친 얼굴이 안부 없는 사랑이 그렇고 지하철을 접수한 여중생들의 깔깔웃음이 생각나면 구길 수 있는 흰 종이가 창 밖에 비가 그렇고 빗소리를 죽이는 강아지의 컹컹거림.. 2019. 2. 19.
~~~삭 발~~~수보리 스님 -삭발- 무명초 한 올 한 올 깍여 내려가네 업연으로 태어나 번뇌를 씻어 이 세상 모든 미련 다 버리고 초연히 잡초 뽑혀 내려가네 사십 년 긴 세월 속세의 인연 고리에 얽매어 살다가 실타래 되어 한 올 한 올 깍여 내려가네 한의 눈물인지 업장의 눈물인지 하염없이 흘러 내려가네 모든 것 .. 2018. 11. 30.
황혼(黃昏) 제주섬에서 바라보는 Twilight 제주 한림항에서 바라본 비양도 황혼황혼(黃昏)이육사내 골방의 커튼을 걷고정성된 마음으로 황혼을 맞아들이노니바다의 흰 갈매기들 같이도인간은 얼마나 외로운 것이냐.황혼아 네 부드러운 손을 힘껏 내밀라.내 뜨거운 입술을 맘대로 맞추어 보련다.그리고 네 품안에 안긴 모든 것에.. 2018. 10. 25.
[스크랩] 보고픈 님 보고픈 님 님은 저를 보고 싶어 하지 않습니다 님은 나의 마음을 싫어 합니다 님은 나의 마음을 몰라 줍니다 님은 나의 마음을 비웃고 있습니다 님이여 ! 나의 마음을 알아 주지 않는 님이여 님이라고 부르고 부르다 지쳐버렸습니다 나의 빛은 사라졌습니다 나 홀로만 남았습니다 나의 눈.. 2018. 9. 7.
늘,혹은~조병화 시~ 2018. 8. 13.
늘,혹은 때때로~조병화 시~ 2018. 8. 11.
전우의 영혼은 울고 있다 전우의 영혼은 울고 있다 현동엽 시인(월남참전자회 제주시 지회장) 성스러운 제단에 향로하나 촛불 밝히고 당신들을 기다립니다. 오십 성상이 지난 길고도 오랜 세월인데 그토록 잊혀 지기가 힘든 것입니까? 그때 해맑기만 했던 당신들의 얼굴 슬픔 드리운 환영은 겹겹이 안겨만 오고 .. 2018. 6.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