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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와고문진보

癸卯歲首/庚韻<계묘년 새해/경운>

by 동파 2023. 2.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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癸卯歲首/庚韻
<계묘년 새해/경운>

作詩 鹽丁 金用來
<작시 염정 김용래>

瑞雪紛紛天地明 서설분분천지명
寒窓虛室悔心生 한창허실회심생
古稀己過無新事 고희이과무신사
習作詩書篤志更 습작시서독지경

상서로운 눈이 내려 천지가 밝은데
차가운 빈방엔 후회하는 마음뿐이네
고희를 넘기니 새로운 일이 없는데
시․서를 익히며 다시금 돈독한 뜻 다지네

▲瑞雪(서설)=상서로운 눈 ▲紛紛(분분)=날리는 모양 ▲虛室(허실)=
빈 집. 조용한 방 ▲悔心(회심)=후회하는 마음 ▲無新事(무신사)=새
로운 일이 없다 ▲篤志(독지)=돈독한 뜻 ▲更=다시 경

계묘년 2023년이 밝아오자, 한파가 몰아치며 이틀간 상서로운 하얀
눈이 내려 밝은 빛이 천지를 덮어 세상은 온통 깨끗한 경관이다.
차가운 빈방에 홀로 잠 못 이뤄 지나온 세월도 겹겹이다. 뒤를 돌아
생각하니 모두가 후회스러운 일들만이 스쳐 지나가는 느낌이다.
이제 고희(古稀)를 넘기니 팔십(八十)을 바라보게 되고, 해가 갈수록
해야 할 일들은 없고 무료한 시간뿐인 것 같다.
젊은 나이인 30대 때 소암 현중화선생 문하에서 지도받을 때 스승님
은 나이 70이셨다. 그때 항상 하시는 말씀이 서예를 하다보면 나이가
들어서도 소일거리로 이만한 것이 없을 것이라 하셨는데, 
그 말씀이 이제야 실감이 나는 것 같다.
요즘 들어 시간이 나면 책상에 앉아 붓을 들어 고첩(故帖)을 
임서(臨書) 한다.
월요일엔 한시를 공부하고 목요일엔 한문 강좌를 들으며 삶의 
새로운 활력이 생기는 것 같다. 
언제까지 지속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그래도 보람이 있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아 칠언절구로 
한 수 지어 보았다.

<해설 염정 김용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