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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글 모음148

붉은 찔레꽃~송이환 붉은 찔레꽃 송이환 시야가 넓게 트인 명도암 가족 공동묘지, 시원한 바람이 골짜기를 따라 팔랑인다. 어머니가 위급하다는 전화를 받고, 아내와 다급히 달려가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아버지 옆에 모셔놓고, 여태껏 무관심하게 살아온 지난 삶이 울컥 되살아난다. 봄이 한창 무르익을 즈음, 한라산 들녘에는 짝을 찾는 꿩과 노루의 울음소리로 온 세상이 야단법석이다. 이때 찔레꽃은 절정을 이룬다. 아리따운 신부의 부케인가. 순수하면서도 청초한 아름다움, 거기에다 삼삼오오 떼를 지어 나르는 벌과 나비들의 모습은 한 폭의 동양화 다름없다. 4·3은 찔레를 무참히 짓밟아버렸다. 극심한 흉년이 들었던 어느 해. 아버지 나이 서른다섯. ‘곧 온다’라는 말을 남기고 어디론가 끌려갔다. 겁에 질린 여자. 그것을 보며 불안에 떨던.. 2022. 7. 1.
어머니의 기도~관세음보살 삶의 지혜~어머니의 기도 ♡실화♡ 삼성의 이건희 회장의 장인이며 부인 홍라희씨의 아버지인 홍 진기씨는 1940년에 경성제국 법학과를 나온 법조인으로1958년에 법무부 장관에 취임하였고, 4.19 의거때 구속되어 사형선고를 받았습니다. 1961년 12월, 홍진기의 어머니 허씨 부인은 며느리를 불러 말했습니다. "아가야, 미안하다. 모든게 내 책임이다. 이 집안의 며느리로 들어와 남편이 사형선고를 받았으니 얼마나 가슴이 아프겠느냐? 나 또한 아들이 죽을 목숨이 되었으니 더 이상 살아있는 목숨이 아니다. 냉수 한 그릇을 떠오너라." 며느리가 물을 떠오자 허씨 부인은 쪽진 머리를 푼 다음 가위를 꺼내 머리카락을 잘랐습니다. "이 머리카락은 네가 간수하여라. 그리고, 앞으로 7일동안은 나를 찾지말아라. 나는 이 .. 2022. 3. 20.
수선화 꽃이 피었습니다 수선화 꽃이 피었습니다 제주일보(2월14일) 퇴허자, 광주대각사 주지· 제주퇴허자명상원장 요즘 제주에는 수선화가 만발하게 피어 유채꽃과 함께 봄의 전령사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좀처럼 영하2도를 내려가지 않는 제주의 겨울이지만 제주바람은 영등할망의 성질이 그리 온순하지가 않아서 그런지 바람이 일 때면 체감온도가 만만치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낭(나무의 제주어) 가지마다 움이 만들어지고 밭에는 무와 당근 수확이 한참이다. 제주에서 어언 10여 년을 살다보니 천혜의 보물섬을 찾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년 간 평균 1500만명을 넘는다는 말이 실감이 간다. 우리나라 4대 영산(靈山)은 백두와 금강, 지리와 한라산인데 그중에서도 겨울에 한라산(漢拏山)을 찾는 등반객들이 날로 늘고 있는 까닭도 제주의 사계(四季.. 2022. 2. 15.
수묵화 속으로 들어가다/문 선 일  / 수필가 수묵화 속으로 들어가다 제주일보 2021년12월24일 금요에세이 문 선 일 / 수필가 거실에 걸려있는 수묵화 한 점. 우 리와 함께 한 지도 거의 25년 된 남도 (南島) 화백의 그림이다. 원경 중앙에 헤엄치는 고래가 꼬리를 살짝 물위 로 내어놓은 듯, 작은 섬을 달고 있는 서귀포앞 바다에 떠 있는 문섬 그림. 먹물을 머금은 붓의 활달한 움직임 으로 의연한 문섬을 먹빛으로만 그 려내고 있다. 근경에는 제주 해안의 바위들의 거친 곡선은 동적인 생동 감, 밑으로 펼쳐진 밭들의 소박한 모 습이 한가롭게 펼쳐졌다. 좌측 중경에 떠나가는 배 한척. 어 디로 가는 것일까. 먹의 농담만으로 담백하게 표현한 문섬의 풍경에 저 떠나가는 배 한 척이 없다면 뭔가 좀 허전할 것 같다. 화백이 앉아서 문섬 을 그렸을 그 자리.. 2022. 1. 12.
우리 人生은 이렇다네! 우리 人生은 이렇다네! "인생 예순은 해(年)로 늙고, 일흔은 달(月)로 늙고, 여든은 날(日)로 늙고, 아흔은 때(時)마다 늙고, 백세가 되면 분(分)마다 늙는다."고 말했다. 노후(老後)의 친구는 01. 가까이 있어야 하고 02. 자주 만나야 하며 03. 같은 취미면 더 좋다. 유수불복회 [流水不復回] 흐르는 물은 다시 돌아오지 않고, 행운난재심 [行雲難再尋] 떠도는 구름은 다시 볼 수 없네... 노인두상설 [老人頭上雪] 늙은이의 머리위에 내린 흰 눈은... 춘풍취불소[春風吹不消] 봄 바람이 불어 와도 녹지를 않네... 춘진유귀일 [春盡有歸日] 봄은 오고 가고 하건만, 노래무거시 [老來無去時] 늙음은 한 번 오면 갈 줄을 모르네, 춘래초자생 [春來草自生] 봄이 오면 풀은 저절로 나건만 청춘유불주 [靑.. 2021. 8. 5.
덕은 외롭지않다(德不孤) 천재불용(天才不用) (재주가 덕을 이겨서는 안된다.) 요즘 젊은 엄마들은 너 나 할것 없이 자식을 천재로 키우려고 합니다. 하지만 세상에 나가 훌륭한 사람 이 되는 것은 천재가 아니라 덕이 있는 사람 입니다. 오늘날 많은 사람들에게 존경을 받고 지도자의 위치에서 사회를 이끄는 사람은 천재가 아니라 덕이 높은 사람입니다. 사람들은 천재를 부러워 하지만 천재는 오래가지 못합니다. 하지만 덕은 영원합니다. 그러므로 머리 좋은 사람으로 키우기 전에 덕을 좋 아하고 덕을 즐겨 베풀줄 아는 사람으로 키워야 할 것입니다. 공자는 천재불용(天才不用)이라하여. 덕없이 머리만 좋은 사람은 아무짝에도 소용이 없다고 했습니다. 이는 공자와 황택(皇澤)의 이야기에서 잘 알 수 있습니다. 어느날 공자가 수레를 타고 길을 가는데 .. 2021. 7. 13.
나는 어디쯤 가고 있을까? ***나는 어디쯤 가고 있을까? *** 가던 길 잠시 멈추고 뒤돌아 보니 걸어온 길 모르듯 갈 길도 알 수가 없다. 살아오며 삶을 사랑 했을까 지금도 삶을 사랑하고 있을까 어느 자리 어느 모임에서 내 세울 번듯한 명함하나 없는 노년이 되었나 보다. 붙잡고 싶었던 그리움의 순간들 매달리고 싶었던 욕망의 시간도 겨울 문턱에 서서 모두가 놓치고 싶지 않은 추억이다. 이제는 어디로 흘러 갈 것인가 걱정하지 말자. 아쉬움도 미련도 그리움으로 간직하고 노년이 맞이 하는 겨울 앞에 그저 오늘이 있으니 내일을 그렇게 믿고 가자. 어디쯤 왔는지 어디쯤 가고 있는지 아무도 알 수가 없는 노년의 길 오늘도 어제 처럼 내일은 또 오늘 처럼 그냥 지나가다 세월이 무심코 나를 데리고 갈 것이다. 세상에는 벗들 때문에 행복해 하는.. 2021. 6. 22.
사랑했으므로 행복하였네라~청마의 詩를 정목스님이 낭송 2021. 6. 18.
지리산 무아정(無我亭) ♡지리산 무아정(無我亭) ♡ 지리산에 가면 누구나 주인이 될 수 있는 집이 있다. 하룻밤은 물론 닷새까지는 침식이 무료로 제공된다. 더 묵고 싶다면 닷새가 지나 아랫마을에 내려가 하루를 보내고 다시 찾으면 그만이다. 그것도 진정 필요한 이들이 이용할 수 있게 하기 위한 방편이다. 주인은 있으되 주인 행세를 하지 않는다. 밥해주고 이부자리 챙겨주고 술이나 차를 따라주니 자신왈 남자기생이라 부른다. 세상에 공짜가 어디 있단 말인가. 사람들은 으레 의아해할 수밖에 없다. 청학동 박단골 상투머리에 자리잡은 그야말로 모두가 주인인 '주인없는 집' 무아정(無我亭)이다. 절 같은 한옥 건물 두 채엔 6개의 방이 있어 비좁게는 40명까지 하룻밤을 보낼 수 있는 공간이다. 마루에 앉으니 겹겹으로 중첩된 지리산 자락의 골.. 2021. 5. 29.
아가가 아가가 고성기 시인 이제야 알았다. 어머님이 왜 앉았다 일어설 때마다 ‘아가가’ 했는지를. 그렇게 무심하게 불효자는 세월만 보내고, 어머님 돌아가셔서 4주기 기일 날 초헌관으로 잔을 올리고 배례한 후 일어서면서 나도 몰래 ‘아가가’ 소리를 내고 만 것이다 . 나의 불효를 이렇게 꾸짖어 가르치시는구나 하고 후회했을 땐 이미 늦었다. 힐끗 집사하는 아들 얼굴을 봤다. 큰 관심 없는 것 같았다. 아들은 늘 건강한 아빠가 순간 허리가 삐끗한 정도로 생각하는 것 같았다. ‘너도 내 나이 돼 봐라’이렇게 생각하며 삭였다. 영면하신 어머니를 생각하면 늘 가슴이 아프다. 돈 벌어 모으는 것만 알았지, 마음 편히 그 귀한 돈 한 번 써 보지도 못하고 눈 감으셨으니 안타까울 따름이다. ‘왜 일어설 때마다 ‘아가가’ 하는 .. 2020. 11.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