靈室奇巖/文韻
<영실기암/문운>
作詩 鹽丁 金用來
<작시 염정 김용래>
錦繡丹楓五百軍 금수단풍오백군
奇巖怪石偉容群 기암괴석위용군
漢拏深谷神仙景 한라심곡신선경
悠遠看洋麗暮雲 유원간양려모운
비단 수놓은 단풍속의 오백장군
기암괴석 위용으로 무리 지었네
한라 깊은 계곡 신선의 경치인데
아득한 대양을 바라보니 저녁노을 아름답네
▲靈室奇巖(영실기암)=한라산의 만물상이라 불리는 수려한 경관의 기암군(奇
巖群)으로, 한라산 백록담 서남쪽 해발 1400~1600m 지대에 깊게 파인 골
짜기에 형성되어 있다. 석가모니가 설법을 펼친 영산(靈山)을 닮은 골짜기(실,
室)라는 의미에서 영실(靈室)이라 이름 붙인 곳에 생성된 기암괴석이어서 영실
기암이라 불린다. 제주도의 대표적 경승지인 영주십이경(瀛洲十二景)의 하나이
다. ▲錦=비단 금 ▲繡=수놓을 수 ▲偉容(위용)=위엄이 있는 얼굴 ▲悠遠(유
원)=저 멀리 아득한 모습 ▲悠=멀 유 ▲遠=멀 원 ▲景=볕 경 ▲麗=고울 려
옛날 학창시절에 한라산 등산을
했었다. 그 후로는 일상에 파묻히
다보니 거의 60년 전인 것 같다. 최
근에 생의 마지막이라 생각하며 큰
마음먹고 배낭을 짊어졌다. 학창시
절 당시에는 일정은 용진각이나 영
실에서 하룻밤씩을 자면서 등산을
했다. 영실 코스는 하루에 오르기
에는 너무 멀어서 야영을 해야 했는
데, 텐트 속 바닥이 너무 추워 단풍
나무 가지를 꺾어 바닥에 냉기를 막
았던 기억이 남는다.
영실 관망대에서 아래를 내려다
보면, 깊은 계곡에 병풍을 두른 것
같은 암벽 아래로는 단풍이 울긋불
긋 아름답게 물들어 있다. 능선에는
기이하게 형성된 오백바위들이 장
군이 늘어서서 위용을 드러내고 있
는 것처럼 보인다. 저 멀리 반대로
능선을 따라 시선을 돌리
면 드넓은 바다의 경치도
볼 수 있다.
어쩌면 이 경치를 보노라니
신선이 된 것 같은 생각이 들 정
도이다. 한라산 정상을 향하여 숨
가쁘게 오르다, 잠깐 뒤돌아 저 멀
리 시선을 돌리면 시원한 바다의 경
치와 구불구불한 해안선을 볼 수 있
다. 육지부의 산을 등산하는 것과는
색다른 느낌이 든다.
하산 도중 저녁노을에 비친 구름
영상이 어느 화가가 물감을 뿌려 놓
지 않았을까? 부족하지만 칠언절구
로 한 수 지어본다.
<해설 염정 김용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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