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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란이 피기까지는/김영랑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다리고 있을 테요
모란이 뚝뚝 떨어져 버린 날
나는 비로소 봄을 여읜 설움에 잠길 테요
오월(五月) 어느 날 그 하루 무덥던 날
떨어져 누운 꽃잎마저 시들어 버리고는
천지에 모란은 자취도 없어지고
뻗쳐 오르던 내 보람 서운케 무너졌느니
모란이 지고 말면 그뿐, 내 한 해는 다 가고 말아
삼백(三百)예순 날 하냥 섭섭해 우옵내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기다리고 있을 테요,
찬란한 슬픔의 봄을...
(강화도 적석사에서 묘심행보살)
5월의 마지막날입니다.
화창한 봄날입니다.
하던 일손을 멈추고 젊은날에 좋아했던 시를 읽어봅니다.
고등학교시절 이때가 되면 덕수궁에 핀 모란을 구경 갔었습니다.
이제
6십여년이 지났어도 그 시절 그 때는 아름답기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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