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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詩

모란이 피기까지는/김영랑 詩

by 동파 2015. 5.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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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란이 피기까지는/김영랑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다리고 있을 테요

모란이 뚝뚝 떨어져 버린 날

나는 비로소 봄을 여읜 설움에 잠길 테요

오월(五月) 어느 날 그 하루 무덥던 날

떨어져 누운 꽃잎마저 시들어 버리고는

천지에 모란은 자취도 없어지고

뻗쳐 오르던 내 보람 서운케 무너졌느니

모란이 지고 말면 그뿐, 내 한 해는 다 가고 말아

삼백(三百)예순 날 하냥 섭섭해 우옵내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기다리고 있을 테요,

찬란한 슬픔의 봄을...

 

(강화도 적석사에서 묘심행보살)

 

5월의 마지막날입니다.

화창한 봄날입니다.

하던 일손을 멈추고 젊은날에 좋아했던 시를 읽어봅니다.

고등학교시절 이때가 되면 덕수궁에 핀 모란을 구경 갔었습니다.

이제

6십여년이 지났어도 그 시절 그 때는 아름답기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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