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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푸르게

꽃이 된 세월 /김 안숙 시

by 동파 2013. 11.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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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된 세월
 
      김 안숙 (서초구의원)
 
옆눈질 한 번 주지 않고
 
사시사철 징검다리 건너가던 세월
 
봄날 꽃향기가 그리움을 풍겨와도
 
여름날 푸른 이파리 뜨겁게 아우성치는
 
돌아오지 않는 메아리 벙어리 가슴이었다.
 
밤낮을 쉴새 없이
 
해와 달을 바꿔가며 달려간 세월
 
가을날 단풍잎 물들인 
 
바람결 속삭임도 따돌리고
 
겨울날 하얀 눈사람 영혼의 고백
 
비를 맞고 눈에 젖어도 
 
찬바람 손에 얼어붙게 눈 감았다.
 
 
두 눈으로 본 인연 인연마다
 
두 귀로 들은 사연사연 절절해도
 
산 넘어가는 구름 한 조각 흔적 없이
 
생시에도 갔고 꿈에도 갔던 숨쉬는 그림자
 
어느 날 꽃이 된 세월 
 
긴 마음 내려놓고 나를 부른다.
 
 

고향의 세월

                 시/김안숙


세월 틈새로 고향 땅을 돌아보니
세상 길 얼마나 멀게 왔는지
눈뜨고 뒤를 보면 꼭 손에 잡힐 것 같은
어젯밤 꿈에서 숨박꼭질 놀이처럼
우리 집 마당 한 바퀴 같은데 어년 30년이 걸렸다.

눈감으면 한 눈에 사진 한 장 속으로 쑥 들어온
그 긴 시간 누굴 위해 무엇을 찾아 나 여기 까지 와서
그 세월은 가고 없는데 늙어 가는 인생을 붙잡고
마음 속에 고향이 되어버린
그 옛날 고향을 그려보는 얼굴을 본다.

어머니가 나를 낳은 생명의 자리
강진 탐진강 푸른 물결을 타며
금빛 햇살에 은빛 자태를 뽐내던
날렵한 은어 때의 몸놀림은
나의 청운의 꿈이 빛날 그리움이었다.

... 아지랑이 바구니 틈새로 들어와
순진한 봄나물들과 사랑을 속삭일 때
나도 친구도 푸른 들판에서
동심에 피어나는 향기가 봄빛 먹은 들꽃처럼
세월 따라 자연 따라 부푼 꿈을 키워갔다.

다시 꾸고 싶은 어젯밤 꿈속 같은 내 고향 강진
눈이 먼저 가는 청자 빛에 햇살도 돌아가고
세상 길 큰 흔적이 된 정양용 선생
마음 길에 숨결이 된 김영랑 시인 손짓해준 인적은
사람이 사는 길에 해와 달 같은 섭리였다.

고향의 나날이 구름에 가린 희미한 초승달 같지만
서울에서 꿈과 일들이 쉬고 싶을 때
세월을 다시 찾아 와서 고향집 감나무에 걸어두고
고향의 꽃 같은 얼굴로 고향의 시냇물 같은 마음으로
그리운 향수를 품고 다시 세상의 꿈을 꾸고 싶다


김안숙 시집 『꽃이 된 세월』. 이 시집은 시인이 살아온 지난 삶 속에서 보고
듣고 느끼고 생각한 것들을 진솔한 시어로 표현한 것이다.
'비 오는 날의 향기' '세상길 인생길' '세월의 눈동자' '세월 걸음걸이' 등
다양한 시편을 통해 인생에 대한 깊은 성찰과 통찰을 엿볼 수 있다.

김 안숙 시인은 서초구 구의원님이시다.

의정 활동을 하시면서

세월을 이야기하는 시인이다.

 

베트남 전우 윤병장으로 부터

선물을 받은 두권의 시집이다.

고맙고 감사하고...

윤병장!

우리도 세월을 이야기하면서

지난 전쟁에서의 이야기

지금까지 살아온

인고의 세월을 이야기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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