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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파 시 와 글

포공영 시인과 동파

by 동파 2013. 8.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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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공영 시인님과 함께> 

 

마음으로 세상을 보라

詩/포공영
눈으로 앞을 보지만 뒤는 보지 못한다.

그래서 생각을 하는 거다

생각하면 뒤통수에 눈이 없어도 뒤가 보인다

밟고 지나온 눈물 강이 훤히 보이고

탱자나무 울타리 사이로 하얀 사과 꽃이 보인다

사과 꽃에 앉은 눈부신 햇살도 보인다

눈으로 세상을 보지 말라

눈으로 보는 세상보다 많은 것이 등 뒤에 있다

맑은 마음으로 세상을 보라

뒤뜰에는 벌 나비가 노래 부르며 춤추고 있다

봄꽃이 입을 모아 왁자지껄 웃고 있다

 

落花

詩/포공영

지난 밤 비 내리고 거친 바람 불어

화창한 봄날을 노래하던 보랏빛 별 꽃

이별을 완성하고 길 가에 누웠다

벌 나비가 몸살을 앓던 어제를 돌아보며

뒤 따라오는 발길에 밟히는 것도 순리라 생각하고

스스로 물길로 접어 들어 강으로 흐른다

나뭇가지에 푸르게 걸린 새들의 속삭임도

꽃잎에 추억이 선명하게 찍혀 있다가

갈잎과 손잡고 어머니 같은 바다를 그리워한다

아이들 소리와 못난이 인형, 껌 종이까지

버려진 신문지에 덮혀서

이제 모든 하늘은 캄캄한 먹빛이다

다시 돋는 햇빛에도 가슴이 금이 가는

라일락꽃잎이 빗물에 둥 둥 둥 떠가고 있다

 

***전지의 밤***   
    詩/동파
아직 평정되지 않은 고보이 평원   
사탕수수밭 너머로   
훈훈한 남국의 열기 속에   
밤마다 판초우의를 쓰고   
촌락과 돌산에서   
슬픈 전쟁을 음미하며   
뼈다귀만 남은 베트콩의   
심장부를 동공내기 위하여   
M-16 방아쇠를 쥐고   
밤을 지키고 있다.   
    
평화를 위하여   
이국의 전쟁터에서   
젊은 육체는 질곡에 쌓인   
밤을 소유하고 있다.   
    
물선 십자성 아래   
수통의 물이   
갈증을 보태주지 못한 채   
아무런 상황도 없이   
오늘의 매복에서   
샛별을 본다.   
   
1970년12월23일   
고보이 평원에서 

 

◈9월의 주변  ◈
 
 
詩 / 정 동파
  
떠날 사람은 떠나갔다. 
슬픈 하루를 느끼게하는 나 
기억을 잃은 
새벽강변의 안개속
태양이 솟기에 한 걸음 내 딛는다.
  
가을의 슬픔마져 
찔긴 노끈에 어깨친구하고 
무성한 잡초의 예리한 칼날 끝에 
계절은 아품을 잉태한다.
  
나 또 한 걸음을 내 딛는다.
 
 
초가 지붕위에 하이얀 박꽃이 지고
큼지막하게 익어 
무거운듯 짖눌린 
9월이 열리는 창문---------
  
휩쓸어간 태풍의 한 줄기와 
동트려고하는 
새벽을 짖는 한마리의 개------
  
밀려가고 밀려오는 
성난 파도의 나날
  
다시 
K교수의 열변을 토하는 것
같은 강의는 시작되는가------
 

 <합장 발원하신 포공영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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