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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기고싶은곳

소설가 박경리 씨 타계

by 동파 2008. 5.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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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머 니

 
           시/박경리
어머니 생전에 불효막심했던 나는 
꿈 속에서 어머니를 찾아 헤매었다
고향 옛집을 찾아가기도 하고
서울 살았을 때의 동네를 찾아가기도 하고
피난 가서 하룻밤을 묵었던
관악산 절간을 찾아가기도 하고
어떤 때는 전혀 알지 못할 곳을 
애타게 찾아 헤매기도 했다
언제나 그 꿈길은
황량하고 삭막하고 아득했다
그러나 한번도 어머니를 만난 적이 없다
꿈에서 깨면 
아아 어머니는 돌아가셨지
그 사실이 얼마나 절실한지
마치 생살이 찢겨나가는 듯 했다
불효막심했던 나의 회한
불효막심의 형벌로써
이렇게 나를 사로잡아 놓아주지도 않고
꿈을 꾸게 하나 보다

 

2008년 현대문학 4월호에 어머니라는 시를 발표한 마지막 작품인가 봅니다.

향년 82세를 일기로 서울 아산병원에서 5일 오후2시45분에 타계하셨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왕생극락을 두손 모아 합장하옵니다.

                동파  두손을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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