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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머 니 |
시/박경리 |
어머니 생전에 불효막심했던 나는 |
꿈 속에서 어머니를 찾아 헤매었다 |
고향 옛집을 찾아가기도 하고 |
서울 살았을 때의 동네를 찾아가기도 하고 |
피난 가서 하룻밤을 묵었던 |
관악산 절간을 찾아가기도 하고 |
어떤 때는 전혀 알지 못할 곳을 |
애타게 찾아 헤매기도 했다 |
언제나 그 꿈길은 |
황량하고 삭막하고 아득했다 |
그러나 한번도 어머니를 만난 적이 없다 |
꿈에서 깨면 |
아아 어머니는 돌아가셨지 |
그 사실이 얼마나 절실한지 |
마치 생살이 찢겨나가는 듯 했다 |
불효막심했던 나의 회한 |
불효막심의 형벌로써 |
이렇게 나를 사로잡아 놓아주지도 않고 |
꿈을 꾸게 하나 보다 |
2008년 현대문학 4월호에 어머니라는 시를 발표한 마지막 작품인가 봅니다.
향년 82세를 일기로 서울 아산병원에서 5일 오후2시45분에 타계하셨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왕생극락을 두손 모아 합장하옵니다.
동파 두손을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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