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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사다난했던 무술년을 보내면서
오는 기해년 황금돼지해를 맞이하여
여기 전농동 골목막창집에서 동산37기 모임이 있었습니다.
골목막창
서울 동대문구 전농동 46-20
전화번호:02)2242-3188
~~~술 한 잔 ~~~
정호승 시
인생은 나에게
술 한 잔 사주지 않았다
겨울밤 막다른 골목 끝
포장마차에서
빈 호주머니를 털털 털어
나는 몇번이나
인생에게 술을 사주었으나
인생은 나를 위해 단 한번도
술 한 잔 사주지 않았다
눈이 내리는 날에도
돌연꽃 소리없이 피었다
지는 날에도
인생은 나에게
술 한 잔 사주지 않았다
이름없는 여인이 되어
노천명
어느 조그만 산골로 들어가
나는 이름없는 여인이 되고 싶소
초가 지붕에 박넝쿨 올리고
삼밭엔 오이랑 호박을 놓고
들장미로 울타리를 엮어
마당엔 하늘을 욕심껏 들여놓고
밤이면 실컷 별을 안고
부엉이가 우는 밤도 내사 외롭지 않겠오
기차가 지나가 버리는 마을
놋양푼의 수수엿을 녹여 먹으며
내 좋은 사람과 밤이 늦도록
여우 나는 산골 얘기를 하면
삽살개는 달을 짖고
나는 여왕보다 더 행복하겠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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