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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소리2

오현스님의 詩 두편(무산대종사)

by 동파 2018. 5.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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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당 무산대종사스님이 열반하셨다.

승납60년 세납87세로 신흥사에서 열반하시고

건봉사에서 30일 다비식이 거행될것입니다.


나는 말을 잃어버렸다/오현스님


내 나이 일흔 둘에

반은 빈집뿐인 산마을을 지날 때

늙은 중님,

하고 부르는 소리에 걸음을 멈추었더니

예닐 곱 아이가 감자 한 알 쥐어주고 꾸벅,

절을 하고 돌아갔다

나는 할말을 잃어버렸다

그 산마을 벗어나서 내가 왜 이렇게 오래 사나 했더니

그 아이에게 감자 한 알 받을 일이 남아서였다

 
오늘도 그 생각 속으로 무작정 걷고 있다

(백담사 계곡)


아득한 성자


하루라는 오늘

오늘이라는 이 하루에

뜨는 해도 다 보고

지는 해도 다 보았다고

더 이상 더 볼 것 없다고

알 까고 죽는 하루살이 떼

죽을 때가 지났는데도

나는 살아 있지만

그 어느 날 그 하루도 산 것 같지 않고 보면

천년을 산다고 해도

성자는

아득한 하루살이 떼 
  

(건봉사 계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