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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간 공양
김길웅 시
봉정암 조석 공양은
미역국밥이더라
헤벌어진 국수그릇에
밥 댓 술 뜨고
마역국에 오이지 몇 조각
숟가락으로 활활 저어
선 자리에
입에다 훌훌 몰아넣는다.
밥맛이 꿀맛
예전에 이런 밥맛이 있는 줄 몰랐다
밥알 한 랗 남기지 말라 이르는 스님의 말씀
일미 칠근이란다.
싹쓸이 연후
설거지통 셋을 지나며
씻고 또 씻고
헹궈 그릇 통에 쌓다
그제야 젓가락이 없었음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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