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동보 김길웅 시인

절간 공양 / 김길웅 詩

by 동파 2016. 12. 3.
728x90

절간 공양

     

 김길웅  시

 

봉정암 조석 공양은
미역국밥이더라
헤벌어진 국수그릇에
밥 댓 술 뜨고
마역국에 오이지 몇 조각
숟가락으로 활활 저어
선 자리에
입에다 훌훌 몰아넣는다.
밥맛이 꿀맛
예전에 이런 밥맛이 있는 줄 몰랐다
밥알 한 랗 남기지 말라 이르는 스님의 말씀
일미 칠근이란다.
싹쓸이 연후
설거지통 셋을 지나며
씻고 또 씻고
헹궈 그릇 통에 쌓다
그제야 젓가락이 없었음을 안다.

 

 

287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