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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소리2

의상대(義湘臺)를 바라본 풍광

by 동파 2016. 3.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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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청마 유치환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에메랄드 빛 하늘이 환히 내다뵈는
 우체국 창문 앞에 와서 너에게 편지를 쓴다.

행길을 향한 문으로 숱한 사람들이
 제각기 한 가지씩 생각에 족한 얼굴로 와선
 총총히 우표를 사고 편지지를 받고
 먼 고향으로 또는 그리운 사람께로
 슬프고 즐겁고 다정한 사연들을 보내나니.

세상의 고달픈 바람결에 시달리고 나부끼어
 더욱 더 의지 삼고 피어 헝클어진
 인정의 꽃밭에서
 너와 나의 애틋한 연분도
 한 방울 연련한 진홍빛 양귀비꽃인지도 모른다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너에게 편지를 쓰나니
 그리운 이여, 그러면 안녕!

설령 이것이 이 세상 마지막 인사가 될지라도
 사랑하였으므로 나는 진정 행복하였네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