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美의회연설서 '동북아평화협력구상' 제안
연합뉴스 입력 2013.05.08 23:31 수정 2013.05.09 00:02
韓美주도ㆍ北문호개방 "연성 이슈 신뢰쌓고 분야 확대"
"北도발에 제재→적당타협 보상 악순환 고리 끊어야"
원자력협정개정 협력요청…"DMZ 세계평화공원 만들고싶어"
(워싱턴=연합뉴스) 신지홍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미국을 포함한 동북아국가들이 환경과 재난구조, 원자력 안전, 테러 대응 등 연성 이슈부터 대화와 협력을 통해 신뢰를 쌓고 점차 다른 분야까지 협력의 범위를 넓혀가는 '동북아 다자간 대화 프로세스'를 시작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우리나라 대통령으로는 6번째로 행한 이날 미 의회 상하원 합동연설에서 한미 양국이 주도해 북한에도 문호를 개방, 환경 등 비정치적 사안에서부터 시작해 북핵 등 안보현안으로 대화의 단계를 높여가는 '동북아평화협력구상'(일명 서울프로세스)을 공식 제안했다.
박 대통령은 30분간 영어로 진행된 연설에서 ▲한반도 평화와 통일기반 구축 ▲동북아 지역의 평화협력체제 구축 ▲지구촌 평화와 번영에의 기여 등 3가지를 한미 공동비전과 목표로 제시했다.
특히 박 대통령은 "미래 아시아의 새 질서는 역내국가간 경제적 상호의존의 증대에도 불구하고 정치ㆍ안보협력은 뒤쳐진 소위 '아시아 패러독스' 현상을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며 "이러한 도전의 극복을 위한 비전으로 동북아평화협력구상을 추진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여기에는 북한도 참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저는 동북아 지역에서의 새로운 협력 프로세스를 만들어나가는데 한미 양국이 함께 할 것으로 굳게 믿는다"며 미국의 협조를 요청했다.
이어 박 대통령은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기반 구축'과 관련해 "굳건한 한미 동맹을 토대로 한국경제의 튼튼한 펀더멘털과 한국 정부의 위기관리 역량이 지속되는 한 북한의 도발은 절대 성공할 수 없을 것"이라며 "한반도 평화정착과 통일기반 구축을 위해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견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 "그동안 북한이 도발로 위기를 조성하면 일정 기간 제재하다가 적당히 타협해 보상해 주는 잘못된 관행이 반복돼 왔다"며 "그러는 사이 북한의 핵개발 능력은 더욱 고도화되고 불확실성이 계속돼 왔다. 이제 그런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북한 지도부는 확실히 깨달아야 한다"며 "국가의 안전을 보장하는 것은 핵무기가 아니라 바로 국민 삶의 증진과 국민의 행복이며, 북한은 국제사회의 책임있는 일원이 되는 방향으로 올바른 선택을 해야한다"고 북한의 선제적 변화를 압박했다.
이와 함께 박 대통령은 60주년을 맞은 한미 동맹과 관련, "소중한 한미동맹은 공동의 가치와 신뢰를 바탕으로 지구촌 곳곳에서 협력의 벽돌을 쌓아가고 있다"며 한미 FTA가 한미동맹을 경제를 포함한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발전시키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박 대통령은 한미간 현안인 원자력협정 개정문제와 관련해 "앞으로 선진적이고 호혜적으로 한미 원자력협정이 개정된다면 양국의 원자력 산업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의회의 협조를 요청했으며, "저는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유지해 나가면서 DMZ(비무장지대) 내에 세계평화공원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shin@yna.co.kr
(끝) [연합뉴스]
“한·미 우정의 합창 60년간 쉼 없이 울려 퍼졌다”…
“동맹” 15차례 강조
국민일보 입력 2013.05.09 00:23
박근혜 대통령은 8일 오전(한국시간 8일 밤) 미국 의회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영어로 연설을 하면서 '동맹'이란 단어를 15차례 언급하는 등 한·미 동맹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과거와 현재, 미래에 걸쳐 폭넓게 밝혔다.
박 대통령은 "자유와 민주주의를 상징하는 미국 의회 의사당에서 양국의 우정과 미래에 대해 연설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돼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 존 코니어스 의원, 찰스 랑겔 의원, 샘 존슨 의원, 하워드 코블 의원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한국전 참전용사 출신 의원들의 이름을 일일이 거명하면서 연설을 시작했다. 이어 "한·미 동맹 60년을 웅변하는 한 가족을 소개해 드리고자 한다"며 한국에서 3대가 군인으로 근무했고 한국전에도 참전했던 모건씨 가족을 거론했다. 그는 "저는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모건씨 가족을 비롯한 미국인들의 헌신과 우정에 깊은 감사의 박수를 드린다"며 사의를 표했다.
박 대통령은 "1953년 전쟁의 총성이 멈추었을 당시 1인당 국민소득 67달러의 세계 최빈국이었던 한국은 이제 세계 5위의 자동차 생산국이자 무역 규모 세계 8위 국가로 성장했다"며 "세계인들은 대한민국의 역사를 '한강의 기적'이라고 부르지만 우리 국민들은 기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한국인들은 독일의 광산에서, 베트남의 정글에서, 열사의 중동 사막에서 많은 땀을 흘려야 했고 혼신의 힘을 다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저는 오늘의 대한민국을 만든 대한민국 국민들이 존경스럽고, 그 국민들의 대통령이 된 것에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북한에 대해선 "핵 보유와 경제발전의 동시 달성이라는 실현 불가능한 목표를 세웠다. 그러나 케이크를 소유하면서 동시에 먹을 수는 없다(You cannot have your cake and eat it, too)"며 영어 속담을 활용해 책임 있는 변화를 촉구했다.
박 대통령은 "지금도 한·미 양국은 K팝 가수의 월드투어에서, 할리우드 영화에서, 중동의 재건 현장에서 함께 뛰고 있다"며 "한국과 미국이 함께하는 미래는 삶을 더 풍요롭게, 지구를 더 안전하게, 인류를 더 행복하게 만들 것이라고 확신한다. 지구촌의 자유와 평화, 미래와 희망을 향한 우정의 합창은 지난 60년간 쉼 없이 울려퍼졌고 앞으로도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연설을 마무리지었고 의원들은 큰 박수로 화답했다.
박 대통령의 연설은 2011년 10월 이명박 전 대통령에 이어 한국 대통령으로서는 6번째다. 미 의회 상·하원 합동연설은 통상 '국빈 방문'인 경우에 외국 정상 등에게 주어지는 의전절차다. 박 대통령의 이번 방문이 '공식 실무방문'임을 감안하면 파격적 예우라는 평가가 나온다. 1874년 이래 49개국 108명의 정상 또는 대표가 총 112차례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연설했고, 그중 여성은 총 11명이었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
[국민일보]
http://media.daum.net/politics/others/newsview?newsid=20130509002305945&RIGHT_COMM=R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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