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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동 한 그릇 *** |
오늘은 좀 지난 이야기이지만 나에게 감동을 주고 어려울 때 |
여기 남대문시장에서 고객을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만 상도에서 |
벗어나지 않고 성실하게 고객의 임장에서 조금이나마 좋은 거래처라는 |
인상을 남기기 위하여….. 노력하고 또 노력하면서 걸어왔습니다. |
남대문시장 재래시장은 이제 어두워 지고 있습니다. |
허지만 여기 이 글을 다시 음미하면서 재 충전을 하렵니다. |
아래글은 일본의 동화작가 구리 료헤이씨의 작품 입니다.. |
89년 2월, 일본 국회의 예산심의 위원회 회의실에서 질문에 나선 |
공명당의 오쿠보의원이 난데 없이 뭔가를 꺼내 읽기 시작했고, |
이야기가 반쯤 진행 되자 여기저기서는 눈물을 훌쩍이며 |
온통 울음바다가 되었다고 합니다. |
정책이고 이념이고 파벌이고 모든 걸 다 초월한 숙연한 순간이었으며, |
장관이건,여당이건, 야당이건 편을 가를 것 없이 모두가 |
흐르는 눈물을 주체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
국회를 울리고, 거리를 울리고, 학교를 울리고 결국은 |
나라 전체를 울린 동화라고 합니다. |
(동화 이야기 내용) |
***사람은 좋지만 무뚝뚝한 주인보다 오히려 단골 손님으로부터 |
주인 아줌마라고 불리우고 있는 |
그의 아내는 분주했던 하루의 답례로 임시 종업원에게 |
특별 상여금 주머니와 선물로 국수를 |
들려서 막 돌려보낸 참이었다. |
마지막 손님이 가게를 막 나갔을 때, |
슬슬 문앞의 옥호(屋號) 막을 거둘까 하고 있던 참에, |
출입문이 드르륵, 하고 힘없이 열리더니 |
두명의 아이를 데리고 한 여자가 들어왔다. |
6세와 10세 정도의 사내애들은 새로 준비한 듯한 트레이닝 차림이고, |
여자는 계절이 지난 체크무늬 반코트를 입고 있었다. |
"어서 오세요 !" |
라고 맞이하는 여주인에게, 그 여자는 머뭇머뭇 말했다. |
"저...... 우동...... 일인분만 주문해도 괜찮을까요?" |
뒤에서는 두 아이들이 걱정스러운 얼굴로 쳐다보고 있었다. |
"네...... 네. 자, 이쪽으로." |
난로 곁의 2 번 테이블로 안내하면서 여주인은 주방안을 향해, |
"우동, 1 인분 !" 하고 소리친다. |
주문을 받은 주인은 잠깐 일행 세 사람에게 눈길을 보내면서, |
"예 !" |
하고 대답하고, 삶지 않은 1 인분의 우동 한 덩어리와 |
거기에 반덩어리를 더 넣어 삶는다. |
둥근 우동 한 덩어리가 일인분의 양이다. 손님과 아내에게 눈치 채이지 않은 주인의 |
서비스로 수북한 분량의 우동이 삶아진다. |
이윽고 김이 모락모락 나는 먹음직스러운 우동 그릇 |
이 테이블에 나왔다. |
우동 그릇을 가운데 두고, 이마를 맞대고 먹고 있는 |
세 사람의 이야기 소리가 카운터 있는 |
곳까지 희미하게 들린다. |
"맛있네요." 라는 형의 목소리. |
"엄마도 잡수세요." |
하며 한 가닥의 국수를 집어 어머니의 입으로 가져가는 동생. |
이윽고 다 먹자 150 엔의 값을 지불하며, "맛있게 먹었읍니다." |
라고 머리를 숙이고 나가는 세모자에게, "고맙습니다. 새해엔 복많이 받으세요 !" |
라고 주인 내외는 묵청을 돋워 인사했다. |
신년을 맞이했던 북해정은 변함없이 바쁜 나날 속에서 한해를 보내고, |
다시 12 월 31 일을 맞이했다. |
지난해 이상으로 몹시 바쁜 하루를 끝내고, |
10 시를 막 넘긴 참이어서 가게를 닫으려고 할 때 |
드르륵, 하고 문이 열리더니 두 사람의 남자아이를 데리고 한 여자가 들어왔다. |
여주인은 그 여자가 입고 있는 체크 무늬의 반코트를 보고, |
일년 전 섣달 그믐날의 마지막 |
그 손님들임을 알아보았다. |
"저..... 우동.....일인분입니다만.....괜찮을까요 ?" |
"물론입니다. 어서 이쪽으로 오세요." |
여주인은 작년과 같은 2 번 테이블로 안내하면서, |
"우동 일인분 !" |
하고 커다랗게 소리친다. |
"네엣 ! 우동 일인분 !" |
라고 주인은 대답하면서 막 꺼버린 화덕에 불을 붙인다. |
"저 여보, 서비스로 3 인분 내줍시다." |
조용히 귀엣말을 하는 여주인에게, |
"안돼요. 그런 일을 하면 도리어 거북하게 여길 거요." |
라고 말하면서 남편은 둥근 우동 하나 반을 삶는다. |
"여보, 무뚝뚝한 얼굴을 하고 있어도 좋은 구석이 있구료." |
미소를 머금는 아내에 대해, 변함없이 입을 다물고 삶아진 |
우동을 그릇에 담는 주인이다. |
테이블 위의 한 그릇의 우동을 들러싼 세 모자의 |
얘기 소리가 카운터 안과 바깥의 두 사람에게 |
들려온다. |
"으...... 맛있어요........ " |
"올해도 북해정의 우동을 먹게 되네요 ?" |
"내년에도 먹을 수 있었으면 좋으련만.... " |
다 먹고 나서, 150 엔을 지불하고 나가는 세 사람의 뒷모습에 주인 내외는. |
"고맙습니다 !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
그날 수십번되풀이했던 인삿말로 전송한다. |
그 다음해의 섣달 그믐날 밤은 여느해보다 더욱 장사가 번성하는 중에 맞게 되었다. |
북해정의 주인과 여주인은 누가 먼저 입을 열지는 않았지만 |
9 시반이 지날 무렵부터 안절부절 어쩔 줄을 모른다. |
10 시를 넘긴 참이어서 종업원을 귀가시킨 주인은, |
벽에 붙어 있는 메뉴표를 차례차례 뒤집었다. |
금년 여름에 값을 올려 '우동 200 엔'이라고 씌어져 있던 메뉴표가 |
150엔으로 둔갑하고 있었다. |
2 번 테이블 위에는 이미 30분 전부터 <예약석>이란 팻말이 놓여져 있다. |
10 시반이 되어, 가게안 손님의 발길이 끊어지는 것을 기다리고 있었기나 한 것처름, |
모자 세 사람이 들어왔다. |
형은 중학생 교복, 동생은 작년에 형이 입고 있던 점퍼를 헐렁하게 입고 있었다. |
두 사람 다 몰라볼 정도로 성장해 있었는데, 그 아이들의 엄마는 여전히 색이 바랜 |
체크 무늬 반코트 차림 그대로였다. |
"어서 오세요 !" |
라고 웃는 얼굴로 맞이하는 여주인에게, 엄마는 조심조심 말한다. |
"저.... 우동.... 이인분인데도... 괜찮겠죠 ?" |
"넷.... 어서엇. 자 이쪽으로." |
라며 2 번 테이블로 안내하면서, 여주인은 거기 있던 <예약석>이란 팻말을 슬그머니 |
감추고 카운터를 향해서 소리친다. |
"우동 이인분 !" |
그걸 받아, |
"우동 이인분 !" |
이라고 답한 주인은 둥근 우동 세 덩어리를 뜨거운 국물 속에 집어 넣었다. |
두 그릇의 우동을 함께 먹는 세 모자의 밝은 목소리가 들리고, |
이야기도 활기가 있음이 느껴졌다. |
카운터 안에서, 무심코 눈과눈을 마주치며 미소짓는 여주인과, |
예의 무뚝뚝한 채로 응응, 하며 고개를 끄덕이는 주인이다. |
"형아야, 그리고 쥰아..... 오늘은 너희 둘에게 엄마가 고맙다고 인사하고 싶구나." |
"고맙다니요.... 무슨 말씀이세요?" |
"실은, 돌아가신 아빠가 일으켰던 사고로, 여덟 명이나 되는 사람이 부상을 입었잖니. |
보험으로도 지불할 수 없었던 만큼을, 매월 5만엔씩 계속 지급하고 있었단다." |
"음.... 알고 있어요." |
라고 형이 대답한다. |
여주인과 주인은 몸도 꼼짝 않고 가만히 듣고 있다. |
"지불 약속은 내년 3 월까지로 되어 있었지만, 실은 오늘 전부 지불을 끝낼 수 있었단다." |
"넷 ! 정말이에요 ? 엄마 !" |
"그래, 정말이지. 형아는 신문 배달을 열심히 해주었고, 쥰이 장보기와 저녁 준비를 |
매일 해준 덕분에, 엄마는 안심하고 일할 수 있었던 거란다. |
그래서 정말 열심히 일을 한 덕택에 화사로부터 특별 수당을 받았단다. |
그것으로 지불을 모두 끝마칠 수 있었던 거야." |
"엄마 ! 형 ! 잘됐어요 ! 하지만, 앞으로도 저녁 식사 준비는 내가 할 거예요." |
"나도 신문 배달, 계속할래요. 쥰이하고 나, 엄마한테 숨기고 있는 것이 있어요. |
그것은요... 11월 첫째일요일, 학교로부터 쥰이의 수업 참관을 하라는 편지가 왔었어요. |
그때 쥰은 이미 선생님으로부터 편지를 받아 놓고 이었지만요. |
쥰이 쓴 작문이 북해도의 대표로 뽑혀, 전국 콩쿠르에 출품하게 되어서 |
수업 참관일에 이 작문을 쥰이 낭독하게 되었대요. |
선생님이 주신 편지를 엄마에게 보여드리면.... 무리를 해서라도 회사를 쉬실 걸 알기 때문에 |
쥰이 그걸 감췄어요. 그걸 쥰의 친구들한테 듣고... 내가 참관일에 갔었어요." |
"그래... 그랬었구나... 그래서 ?" |
"선생님께서, 너는 장래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 라는 제목으로, 전원에게 작문을 쓰게 하셨는데, . |
쥰은 <우동 한그릇>이라는 제목으로 써서 냈대요. |
지금부터 그 작문을 읽어드릴께요. |
<우동 한그릇>이라는 제목만 듣고, 북해정에서의 일 이라는 걸 알았기 때문에.... |
사실은 쥰 녀석 무슨 그런 부끄러운 얘기를 썼지 ! 하고 속으로 생각했었죠. |
작문은..... 아빠가 교통 사고로 돌아가셔서 많은 빚을 남겼다는 것, |
엄마가 아침 일찍부터 밤 늦게까지 일을 하고 계시다는 것, |
내가 조간 석간 신문을 배달하고 있다는 것 등 .... 전부 씌어 있었어요. |
그리고서 12월 31일 밤 셋이서 먹은 한 그릇의 우동이 그렇게 맛있었다는 것..... , |
셋이서 다만 한 그릇밖에 시키지 않았는데도 우동집 아저씨와 아줌마는, |
고맙습니다 ! 새해엔 복 많이 받으세요 ! 라고 큰 소리로 말해 주신 일. |
그 목소리는 .... 지지 말아라 ! 힘내 ! 살아갈 수 있어 ! 라고 말하는 것 같은 |
기분이 들었다고요. |
그래서 쥰은, 어른이 되면, 손님에게 '힘내라 !' '행복해라 !' 라는 속마음을 감추고, |
'고맙습니다 !' 라고 말할 수 있는 일본 제일의 우동집 주인이 되는 것이라고, 커다란 |
목소리로 읽었어요." |
카운터 안쪽에서, 귀를 기울이고 있을 주인과 여주인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
카운터 깊숙이에 웅크린 두 사람은, 한장의 수건 끝을 서로 잡아당길 듯이 붙잡고, |
참을 수 없이 흘러나오는 눈물을 닦고 있었다. |
"작문 읽기를 끝마쳤을 때 선생님이, 쥰의 형이 어머니를 대신해서 와주었으니까, |
여기에서 인사를 해달라고 해서....." |
"그래서 형아는 어떻게 했지?" |
"갑자기 요청받았기 때문에, 처음에는 말이 안 나왔지만.... 여러분, |
항상 쥰과 사이좋게 지내줘서 고맙습니다... 동생은 매일 저녁 여러분에게 폐를 |
끼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
방금 동생이 <우동 한그릇>이라고 읽기 시작했을 때.... 나는 처음엔 부끄럽게 생각했읍니다...... |
.. 그러나, |
가슴을 펴고 커다란 목소리로 읽고 있는 동생을 보고 있는 사이에, |
한 그릇의 우동을 부끄럽다고 생각하는그 마음이 더 부끄러운 것이라고 깨달았읍니다. |
그때..... 한 그릇의 우동을시켜주신 어머니의 용기를 잊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
형제가 힘을 합쳐, 어머니를 보살펴 드리겠읍니다... 앞으로도 쥰과 사이 좋게 지내 주세요, |
라고말했어요." |
차분하게 서로 손을 잡기도 하고, 웃다가 너어질 듯이 어깨를 두드리기도 하고, 작년까지와는 |
달라진 즐거운 그믐날 밤의 광경이었다. |
우동을 다 먹고 300 엔을 내며 '잘 먹었읍니다.'라고 깊이깊이 머리를 숙이며 나가는 세 사람을, |
주인과 여주인은 일년을 마무리하는 커다란 목소리로, '고맙습니다 ! 새해엔 복 많이 받으세요 ! |
라며 전송했다. 다시 일년이 지났다. |
북해정에서는, 밤 9 시가 지나서부터 <예약석>이란 팻말을 2 번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기다리고 |
기다렸지만, 그 세 모자는 나타나지 않았다. |
다음 해에도, 또 다음 해에도, 2 번 테이블을 비우고 기다렸지만, |
세 사람은 끝내 나타나지 않았다. |
북해정은 장사가 번성하여, 가게 내부 수리를 하게 되자, |
테이블이랑 의자도 새로 바꾸었지만 그 2 번 테이블만은 그대로 남겨 두었다. |
새 테이블이 나란히 있는 가운데에서, 단 하나 낡은 테이블이 중앙에 놓여 있는 것이다. |
'어째서, 이것이 여기에 ?' 하고 의아스러워 하는 손님에게, 주인과 여주인은 <우동 한그릇>의 |
일을 이야기하고, 이 테이블을 보고서 자신들의 자극제로 하고 있다, |
어느 날인가 그 세 사람의 손님이 와줄지도 모른다. |
그때 이 테이블로 맞이하고 싶다, 라고 설명하곤 했다. |
그 이야기는, '행복의 테이블'로써, 이 손님에게서 저손님에게로 전해졌다. |
일부러 멀리에서 찾아와 우동을 먹고 가는 여학생이 있는가 하면, |
그 테이블이 빌때까지 기다렸다가 주문을 하는 |
젊은 커플도 있어 상당한 인기를 불러 일으켰다. |
그러고나서 또, 수년의 세월이 흐른 어느해 섣달 그믐의 일이다. |
북해정에는, 같은 거리의 상점회 회원이며 |
가족처름 사귀고 있는 이웃들이 각자의 가게를 닫고 모여들고 있었다. |
북해정에서 섣달 그믐의 풍습인 해넘기기 우동을 먹은 후, 제야의 종소리를 들으면서 동료들과 |
그 가족이 모여 가까운 신사(神社)에 그해의 첫 참배를 가는 것이 |
5, 6년 점부터의 관례가 되어 있었다. |
그날 밤도 9 시반이 지나 새선가게 부부가 생선회를 가득 담은 큰 접시를 양손에 들고 들어온 |
것이 신호라도 되는 것처럼, 평상시의 동료 30 여명이 술이랑 안주를 손에 들고 차례차례 모여들어 |
가게 안의 분위기는 들떠 있었다. |
2 번 테이블의 유래를 그들도 알고 있다. 입으로 말은 안 해도 아마, |
금년에도 빈 채로 신년을 맞이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
섣달 그믐날 10 시 예약석'은 비워둔 채 비좁은 자리에 전원이 |
조금씩 몸을 좁혀 앉아늦게 오는 동료를 맞이했다. |
우동을 먹는 사람, 술을 마시는 사람, 서로 가져 온 요리에 손을 뻗히는 사람, |
카운터 안에 들어가 돕고 있는 사람, 멋대로 냉장고를 열고 뭔가 꺼내고 있는 사람 |
등등으로 떠들썩했다. |
바겐세일 이야기, 해수욕장에서의 에피소드, 손자가 태어난 이야기 등, |
번잡함이 절정에 달한 10 시 반이 지났을 때, 입구의 문이 드르륵, 하고 열렸다. |
몇사람인가의 시선이 입구로 향하며 동시에 그들은 이야기를 멈추었다. |
오버코트를 손에 든 정장 슈트 차림의 두 청년이 들어왔다. |
다시 얘기가 이어지고 시끄러워졌다. 여주인이 죄송하다는 듯한 얼굴로 '공교롭게 만원이어서'라며 |
거절하려고 했을 때 화복(일본옷) 차림의 부인이 깊이 머리를 숙이며 들어와서, 두 청년 사이에 섰다. |
가게 안에 있는 모두가 침을 삼키며 귀를 기울인다. |
화복을 입은 부인이 조용히 말했다. |
"저.... 우동.... 3 인분입니다만...... 괜찮겠죠 ?" |
그 말을 들은 여주인의 얼굴이 변했다. 십수년의 세월을 순식간에 밀어 젖히고, . |
그 날의 젊은 엄마와 어린 두 아들의 모습이 눈앞의 세 사람과 겹쳐진다. |
카운터 안에서 눈을 크게 뜨고 바라보고 있는 주인과, 방금 들어온 세 사람을 번갈아 가리키면서, |
"저.... 저.... 여보 !" |
하고 당황해 하고 있는 여주인에게 청년 중 하나가 말했다. |
"우리는, 14 년 전 섣달 그믐날 밤, 모자 셋이서 일인 분의 우동을 주문했던 사람입니다. |
그때의 한 그릇의 우동에 용기를 얻어 세 삶이 손을 맞잡고 열심히 살아갈 수가 있었읍니다. |
그후, 우리는 외가가 있는 시가현으로 이사했읍니다. |
저는 금년, 의사 국가 시험에 합격하여 교오또(京都)의 대학병원에서 |
소아과의 병아리 의사로 근무하고 있습니다만, |
내년 4월부터 삿뽀로의 종합병원에서 근무하게 되었읍니다. |
그 병원에 인사도 하고 아버님 묘에도 들를 겸해서 왔습니다. |
그리고 우동집 주인은 되지 않았습니다만 교오또의 은행에 다니는 동생과 상의해서, |
지금까지 인생 가운데에서 최고의 사치스러운 것을 계획했습니다..... |
그것은, 섣달 그믐날 어머님과 셋이서 삿뽀로의 북해정을 찾아와 |
3 인분의 우동을 시키는 것이었읍니다." |
고개를 끄덕이면서 듣고 있던 여주인과 주인의 눈에서 왈칵 눈물이 넘쳐 흘렀다. |
입구에서 가까운 테입에 진을 치고 있던 야채 가게주인이, |
우동을 입에 머금은 채 있다가 그대로 꿀꺽하고 삼키며 일어나, |
"여봐요 여주인 아줌마 ! 뭐하고 있어요 ! 십년간 이 날을 위해 준비해 놓고 기다리고 기다린, |
섣달 그믐날 10 시 예약석이잖아요, 어서 안내해요. 안내를 !" |
야채 가게 주인의 말에 번뜩 정신을 차린 여주인은, |
"잘 오셨어요.... 자 어서요..... 여보 ! 2 번 테이블 |
우동 3 인분 !" |
예기치 않은 환성과 박수가 터지는 가게 밖에서는 조금 전까지 흩날리던 눈발도 그치고, |
갓 내린 눈에 반사되어 창문의 빛에 비친 |
<북해정>이라고 쓰인 옥호막이 한발 앞서 불어제치는 |
정월의 바람에 휘날리고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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