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좋은글 모음

이 세상에서 가장 넉넉한 집

by 동파 2005. 9. 28.
728x90

이 세상에서 가장 넉넉한 집 
                      글/이광석 
이 세상에서 가장 넉넉한 집은 
당신 마음속에 들앉은 생각의 집이다 
대문도 울타리도 문패도 없는 한 점 허공 같은
강물 같은 그런 집이다 
불안도 조바심도 짜증도 억새밭 
가을 햇살처럼 저들끼리 사이좋게 뒹굴 줄 안다 
아무리 달세 단칸방에서 
거실 달린 독채집으로 이사를 가도 
마음은 늘 하얀 서리 베고 
누운 겨울들판처럼 허전하다
마침내 32평 아파트 
열쇠 꾸러미를 움켜쥐어도
마음은 아파트 뒤켠 
두어 평 남새밭만큼도 넉넉지 못하다 
이 세상에서 가장 분양받기 힘든 집은 
마음 편안한 무욕의 집이다 그런 집에서
당신과 함께 살고 싶다
때묻고 구김살 많은 잡념들은 
손빨래로 헹구어내고 누군가가 
수시로 찌르고 간 아픈 상처들도 
너와 나의 업으로 보듬고 살자 어쩌랴 
나의 안에 하루 하루 평수를 
늘려가는 고독의 무게
지워도 지워도 
우리 삶의 인터넷 속에 무시로 뜨는 
저 허망의 푸른 그늘을
이젠 고독밖에 더 남지 않은 
쓸쓸한 비밀구좌 모두모두 열고 
좋은 생각으로 버무린 
희디흰 채나물에 고집스런 된장찌개가 
끓는 밥상 앞에 당신과 마주앉아 
따스한 얘기를 젓가락질 하고 싶다
----- 당신의 행복한 삶을 위하여 -------
오늘은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여기 남대문시장 거리에서
오고 가는 행인속에서
조용한 슬픈 노래가 허밍되어 가고 있습니다.
글이 좋아서 인용하고 노래를 보냅니다.
2005년6월10일 남대문시장 제주도 골목길에서
     정   동   파   올림
미도양행:http://midolingerie.enamdaemun.com
        :www.midolingerie.co.kr
        한글인터넷주소:속옷방 또는 미도양행
        E-mail:dongpa48@hanmail.net
        전화번호:02-753-4913
        FAX:02-779-4913
        MOBILE:010-9988-4913

'좋은글 모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보게 친구!  (0) 2005.10.22
[스크랩] 觚不觚(고불고)  (0) 2005.10.02
[스크랩] 행복은 자기 스스로 찾아서 느끼는데 있다  (0) 2005.09.23
효도란?  (0) 2005.09.13
[스크랩] 독도/도종환  (0) 2005.0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