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
어느 깊은 가을날 우린 처음으로 만났고
그 설레임과 그리움으로 인연을 맺어
30여년이란 긴 세월을 같이 동행 했습니다.
내가 세상에 태어나서
가장 첫째로 잘 한 일이라면
당신을 택한 일이고,
다음으로는 부처님의 법을 그것 또한
당신과의 인연으로 알게 됨은
내 일생을 살아 가는 동안
가장 풍부한 인성을 갖게 해준 일입니다.
다음으로는 우철이,우영이
우리들의 분신이 태어 낳고,
세상에서 가장 고귀한 단어
어머니!란 소리를
그 아이들에게서 듣게 되었습니다.
내겐 분에 넘친 일들입니다.
가끔은,
이렇게 자상하고 다정다감한 사람을 어찌
만날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건,
소녀시절 어느 이름모르는 절에서
아무런 것도 구함없이 3배를 하고
부처님을 마주했던 그 작은 공덕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여보!
고맙고,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다음 생애에는
우리의 원대로 부처님의 제자로서
같은 도반의 길을 갈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여보!
우리 아버님이 그랬듯이
우리도 자식에게 짐이 되지않는 생을 삽시다.
열심히 살다 생이 다하는 날 훌훌털고
자리를 바꿀 수 있는
그런 여유로움으로 살아 갑시다.
늘---
당신이 있어 행복합니다.
2004년 12월12일 30년전 결혼날
당신을 사랑하는 아내 묘심행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