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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소리2

법상스님 사찰 주련~오대산 상원사 문수전(文殊殿)

by 동파 2022. 6.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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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대산 상원사 문수전(文殊殿)

글씨 탄허택성(呑虛宅成 1913~1983) 스님

祖印恒作七佛師 大智亦爲菩薩首
조인항작칠불사 대지역위보살수
刹刹現身示無身 普令衆生超三有 
찰찰현신시무신 보령중생초삼유
(조사의 심인(心印)으로 항상 칠불의 스승이시어 
크나크신 지혜 또한 보살 가운데 으뜸이라.
온 세상에 몸 나투지만 몸 없는 몸 보이시어
널리 중생을 삼계에서 벗어나게 하신다네.

평창 상원사 문수전의 주련은 출처를 알 수 없지만 미루어 짐작하건대 탄허 스님께서 
문수보살 찬탄 시구를 쓰신 것으로 보인다. 이 시문은 정선 정암사 문수전 주련에도 인용돼 있다.

문수보살을 산스크리트어로는 ‘Manjusri-bodhisattva’이며 음사하여 만수실리(曼殊室利)등으로 
불리다가 문수보살로 정착됐다. 묘길상(妙吉祥), 묘덕(妙德) 등으로 한역하며 간혹 푸른 사자를 
타고 있는 모습으로 나타내기도 하는데 이는 지혜를 상징하기 때문이다.

조인(祖印)은 법인(法印), 심인(心印)과 같은 표현으로 정법을 증명하는 근거를 나타낸다. 
인(印)은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모든 진리를 마음대로 바꾸거나 변할 수 없음이 마치 도장을
 찍는 것과 같다는 표현으로 쓰였다. 항작(恒作)은 늘 그렇게 지어간다는 표현으로 이어서 
나오는 문장이 여기에 대한 답을 주고 있다. 칠불(七佛)은 과거 칠불을 말한다. 
즉, 조(祖)는 조사를 말하므로 이는 문수보살이 칠불의 조사가 되었다는 표현이다. 
왜 그런가 하면 ‘불명경(佛名經)’에서 “모든 부처님은 문수보살로 인하여 
발심하셨다(一切諸佛 皆因文殊而發心故 印者法印印可諸法相承傅授法)”라고 하셨기 때문이다.

인(印)이라고 하는 것은 법인을 말한다. 
모든 법을 서로 이어서 전수하는 것이다. 따라서 ‘법화경’ 서품에 “제법실상의 도리를 이미 
너희들에게 설하셨다(諸法實相義 已爲汝等說)”라고 했다.

두 번째 구절인 ‘대지역위보살수(大智亦爲菩薩首)’는 ‘화엄경’의 말씀을 인용해 약간의 변형을 
했다. ‘화엄경’ 권제43 십정품(十定品)에 ‘구보살지 위보살수(具菩薩智 爲菩薩首)’라
 “보살의 지혜를 갖추고 보살의 우두머리가 되었다”라는 말씀이 그러하다. 따라서 대지(大智)는 
문수보살의 지혜를 말함이고 수(首)는 우두머리, 첫째, 으뜸이라는 표현이다. 
부처님의 좌우보처는 지혜를 상징하는 문수보살과 행을 실천하는 보현보살이다.
까닭에 문수보살은 지혜를 나타내는 상징으로 그 첫번째에 해당하므로 이러한 표현을 한 것이다.

세 번째 구절 ‘찰찰현신시무신(刹刹現身示無身)’은 ‘법화경’ 보문품에 나오는 ‘무찰불현신(無刹不現身)’이나
 ‘화엄경’ 불부사의품에 실려있는 ‘일체제불 장엄국토(一切諸佛 莊嚴國土)’와도 같은 맥락이다.
 찰(刹)은 국토와 같은 뜻으로 산스크리트어 ‘ksetra’를 찰다다(多多)라고 음사한다.
 이는 살아 숨 쉬는 것들이 거주하는 장소를 말하며 단순하게 표현할 때는 찰(刹)이라고 한다. 
찰(刹)을 한역하면 토(土)이므로 찰토(刹土), 국토라고도 한다.

‘가야산정경(伽耶山頂經)’의 말씀을 추려서 살펴보면 “만약에 몸으로써 몸을얻는다면 이는 사대로 
이루어졌기에 반드시 허물어지고 사라지기 마련이며 만약 마음으로써 마음을 얻는다면 보리를 
깨달아 얻음”이라고 하였다. 따라서 문수보살의 법신이 널리 두루하다고 찬탄하는 것이다.

‘화엄경’에 보면 “보령중생만족원(普令衆生滿足諸願)”이라고 하여 “여러 중생의 모든 소원을 
만족시킨다”라고 했다. 삼유(三有)는 중생이 생존하는 세 가지 상태인 욕계(欲界), 색계(索契), 
무색계(無色界)를 말하며 흔히 삼계(三界)라고 한다.

이렇듯 문수보살이 지혜를 베푸시어 법신을 나투시는 것은 모든 중생을 삼계에서 벗어나도록 
하고자 함에 그 목적이 있음을 밝히고 있다.

법상 스님 김해 정암사 주지 bbs4657@naver.com

2022년6월15일 법보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