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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etnam War(맹호부대)

[스크랩] 김민기 - 늙은 군인의 노래

by 동파 2012. 1.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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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늙은 군인의 노래

 

                                                                       - 김민기 작사, 작곡
 
               나 태어난 이 강산에 군인이 되어/ 꽃 피고 눈 내리기 어언 삼십년
               무엇을 하였느냐 무엇을 바라느냐/ 나 죽어 이 흙 속에 묻히면 그만이지
               아아 다시 못 올 흘러간 내 청춘/ 푸른 옷에 실려간 꽃다운 이 내 청춘
 
               아들아 내 딸들아 서러워 마라/ 너희들은 자랑스런 군인의 자식이다
               좋은 옷 입고프냐 맛난 것 먹고프냐/ 아서라 말어라 군인 아들 너로다
               아아 다시 못 올 흘러간 내 청춘/ 푸른 옷에 실려간 꽃다운 이 내 청춘
 
               내 평생 소원이 무엇이더냐/ 우리 손주 손목 잡고 금강산 구경일세
               꽃 피어 만발하고 활짝 개인 그 날을/ 기다리고 기다리다 이 내 청춘 다 갔네
               아아 다시 못 올 흘러간 내 청춘/ 푸른 옷에 실려간 꽃다운 이 내 청춘
 
               푸른 하늘 푸른 산 푸른 강물에/ 검은 얼굴 흰 머리에 푸른 모자 걸어가네 
               무엇을 하였느냐 무엇을 바라느냐/ 우리 손주 손목 잡고 금강산 구경가세
               아아 다시 못 올 흘러간 내 청춘/ 푸른 옷에 실려간 꽃다운 이 내 청춘 


이 노래의 가사를 쓰고 곡을 붙인 김민기가 잠시 노래를 접고 정상적 절차에 따라 1974년 10월

군대에 가서 배치를 받은 곳은 용산의 AFKN이었다. 미군에 배속된 KATUSA 신분이었다.
하지만 그가 그곳에 있었던 시간은 채 두 달을 넘기지 못했다.
 
당시 삼선개헌에 반대하던 가톨릭 단체들의 집회가 명동성당에서 열리기로 계획되어 있었는데,

그곳에서는 그의 저항가요들이 불릴 예정이었다.
하지만, 정보가 미리 새면서 행사는 무산되었고, 김민기의 행방을 찾던 수사기관이 그가 이미

입대한 사실을 알아내어 군 당국에 통보하므로서 그의 짧았던 KATUSA 생활은 끝이 났다.
 
보안대로 끌려가 조사를 받고 그가 재배치된 곳은 강원도 최전방, "인제 가면 언제오나. 원통해서

못 살겠네" 의 바로 그 원통이었다.
사단 영창에서 보름을 지내고 중화기부대에 배치된 그는 그 부대의 여느 소총수들과 마찬가지로

고달픈 군생활을 해야 했다.
 
그곳에서 그가 여러 노래를 만든 사람이라는 걸 알게된 -30여 년의 군생활을 접고 전역하는- 병기

선임하사의 부탁을 받는다. 자신의 이야기를 노래로 만들어 달라는 부탁이었다.
그 대가는 막걸리 두 말이었다고 한다.
1976년 겨울, 이렇게 탄생한 노래가 바로 이 '늙은 군인의 노래'다.
 
젊은 청춘을 푸른 군복에 바친 한 부사관의 회한과 아쉬움 그리고 소박한 나라사랑의 마음이 담긴

이 노래는 곧 병사들에게 구전되어 불려졌다.
그가 제대한 후 '늙은 군인의 노래'는 1978년 양희은의 이름을 빌려 문공부 심의에는 통과하지만

가사가 불건전하다는 이유로 국방부장관 금지가요 제1호로 곧 금지곡이 된다.
군부정권의 서슬이 시퍼렇던 시절이라 "흙 속에 묻히면 그만이지", "푸른 옷에 실려간 꽃다운 이

내 청춘" 등의 약하고 패배주의적인 가사가 국민들로 하여금 군인들에 대해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아울러 군인들의 사기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이유였다. 

출처 : 추억의 팝송.가요
글쓴이 : 벅수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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