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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푸르게

2012년 새해아침은 강화도 보문사에서

by 동파 2012. 1.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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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화 석모도 보문사 눈썹바위 마애불

 보문사 눈썹바위로 오르는 길

 오르는 길에 소원을 적는 쪽지 모습들...

 눈썹바위 마애부처님

 이 길을 가면 소원이 이루어 지는 길

 보문사 낙가산 위로 새해아침 해가...

 보문사 석굴법당

 1969년도 스님과 많은 대화를 했던 토굴

묘심행보살과동파

 

출 발
 
 
조병화
 
경기 남부, 작은 농촌 마을에
꿈이 많은 소년이 있었다.
 
자라면서 소년은
낮엔 산이나, 들이나, 개울이나,
혼자 다니면서 들짐승들을 쫓아다니기도 하고,
산새들의 둥지를 찾아다니기도 하고,
이상스러운 꽃들을 모으기도 하고,
송사리, 가재, 산새 새끼들을 잡기도 하고,
어머님하고 산나물을 하러 높은 산에도 오르고,
흙처럼, 들풀처럼, 바람에 날리기도 하면서
 
밤엔 반딧불을 쫓아다니기도 하고,
마당에 모깃불을 피우고 망석에 누워
먼 하늘에 떠도는 무수한 별들을 헤어보기도 하고,
쏜살같이 떨어지는 별똥을 쫓아가기도 했다.
 
학교에 가는 길 십 리,
학교에서 오는 길 십 리,
 
가다가 비가 와서 개울이 넘친 날엔
그냥 되돌아오다가 방앗간에 들러서
아이들하고 딱지를 치기도 하고,
도시락을 다 먹고
집으로 돌아오곤 했다.
 
활을 쏘기도 하고, 연을 날리기도 하고,
쥐불을 놓고 윗마을, 아랫마을과
패싸움도 하고, 뒷동산에 올라서
정월 대보름 달맞이도 하고,
남사당, 두레꾼들을 따라다니기도 하고.

조병화 시인의 <출발>이라는 시를

여기 낙가산 보문사에서 음미하면서 새해를 출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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