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풍경소리2

역대 선사들 평균 깨달음 나이는 32.4세

by 동파 2011. 3. 29.
728x90

 

역대 선사들 평균 깨달음 나이는 32.4세
본지, 중국·한국 대표선사 43명 분석
20~30대 83.8%…50대 이후는 4.6%
2011.03.21 10:14 입력 발행호수 : 1089 호 / 발행일 : 2011년 3월 23일

선승들은 과연 몇 살에 깨달음을 얻었으며, 어떻게 그것이 가능할 수 있었을까. 또 왜 오늘날엔 젊은 나이에 깨닫는 수행자가 적은 것일까.


본지가 각종 선어록과 문집, 논문 등을 토대로 오도(悟道) 시기를 확인할 수 있는 중국과 한국의 대표적인 선사 43명(중국 16명, 한국 27명)의 깨달은 나이를 조사했다. 추정 연대가 다르거나 여러 번에 걸쳐 깨달음을 이룬 선사들의 경우엔 가장 나중 것을 오도의 나이로 간주했다. 그 결과 전체 43명 선사들의 평균 오도 나이는 32.4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중국은 32.6세, 한국은 32.3세로 비슷했다. 〈표 참조〉


나이별로 분석한 경우 30대가 절반이 넘는 51.2%(22명)로 가장 많았으며, 20대는 32.6%(14명)로 20~30대가 전체의 83.8%를 차지했다. 이어 40대는 9.3%(4명), 50대는 4.6%(2명), 10대는 2.3%(1명) 등 순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가장 적은 나이에 깨달은 수행자는 해안(1901~1974) 스님으로 1918년 성도절 7일 용맹정진으로 오도해 학명 스님으로부터 인가를 받았을 때가 만 17세였다. 또 가장 많은 나이로 깨달은 선사는 불국사 조실 월산(1912~1997) 스님으로 56세 때 금오 스님으로부터 인가를 받았다. 뒤늦게 홍인선사 회상에서 참선공부를 시작한 신수 스님도 50대에 깨달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제열 유마선원장은 “이토록 많은 선사들이 20~30대에 깨달을 수 있었던 것은 굳건한 보리심과 맑은 식(識), 여기에 치열한 수행을 감당할 수 있는 튼튼한 체력이 밑바탕이 되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들 선사는 잠자던 도반이 목침을 떨어뜨리는 소리에 깨닫거나(고봉 스님), 화두를 참구하던 중 밖에서 얘기하는 소리를 듣고 깨우치기도 했다(경허 스님). 또 빗속에 울려 퍼지는 종소리를 듣고 개오했으며(만공 스님), 좌선 중 바람이 불어 물건이 떨어지는 소리에 깨닫기도 했다(만해 스님). 심지어 선방에서 용맹정진을 끝내고 경행하다가 대문 밖을 나서는 순간 무명(無明)을 밝힌 경우도 있었다(운봉 스님). 또 선사들에 따라 깨달음 이후의 모습도 사뭇 달랐다. 홀로 혹은 스승 밑에서 수년에서 수십년 간 보임(保任)수행을 하는 경우도 있으며, 곧바로 법을 펼친 선사들도 적지 않았다.


그러면 오늘날엔 젊은 나이에 깨달은 수행자들이 적은 걸까? 서재영 불광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구경각을 반드시 이루겠다는 구도심의 결여를 꼽았다. 졸음을 없애려 턱 밑에 송곳을 치켜세우거나 백척간두에서 한 걸음 나아겠다는 비장한 각오를 찾아보기 힘든 수행풍토, 여기에 수행이 행복의 방편이나 가벼운 여가생활처럼 간주되는 상황에서 올곧은 수행을 지속하기가 어렵다는 분석이다.


이와 함께 ‘경전과 선어록에 대한 정확한 이해의 부족’(동국대 교수 성본 스님)과 ‘정보화 사회 속에서 사량분별은 강화되는 반면 후학을 제대로 지도해줄 수 있는 점검 시스템은 약화’(명상상담연구원장 인경 스님) 등도 깨달음의 커다란 걸림돌로 작용하는 것으로 지적됐다.


이재형 기자 mitra@beopbo.com
송지희 기자 jh35@beopbo.com

 

 

***법보신문에서 인용했습니다.*** 

 

283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