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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사(山寺)

통영 연화도로 가는 길에

by 동파 2009. 8.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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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영항에서 연화도로 가면서

 

그 리 움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임은 뭍같이 까닥 않는데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날 어쩌란 말이냐

 

바  위 
내 죽으면 한 개 바위가 되리라
아예 애련에 물들지 않고
희노에 움직이지 않고
비와 바람에 깍이는 대로
억 년 비정의 함묵에 
안으로 안으로만 채칙질하여
드디어 생명도 망각하고
흐르는 구름
머언 원뢰
꿈꾸어도 노래하지 않고
두 쪽으로 깨뜨려져도
소리하지 않는 바위가 되리라

 

깃   발 
이것은 소리없는 아우성
저 푸른 해원을 향하여 흔드는 
영원한 노스탈쟈의 손수건
순정은 물결 같이 바람에 나부끼고
오로지 맑고 곧은 이념의 표ㅅ대 끝에
애수는 백로처럼 날개를 펴다
아아 누구던가
이렇게 슬프고도 애달픈 마음을
맨 처음 공중에 달 줄을 안 그는

 

행  복
-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에메랄드빛 하늘이 환히 내다뵈는
우체국 창문 앞에 와서 너에게 편지를 쓴다
행길을 향한 문으로 숱한 사람들이
제각기 한 가지씩 생각에 족한 얼굴로 와선
총총히 우표를 사고 전보지를 받고
먼 고향으로 또는 그리운 사람께로
슬프고 즐겁고 다정한 사연들을 보내나니
세상의 고달픈 바람결에 시달리고 나부끼어
더욱 더 의지 삼고  피어 흥클어진 인정의 꽃밭에서
너와 나의 애틋한 연분도
한 망울 연연한 진홍빛 양귀비인지도 모른다
-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너에게 편지를 쓰나니
- 그리운 이여 그러면 안녕!
설령 이것이 이 세상 마지막 인사가 될지라도
사랑하였으므로 나는 진정 행복하였네라

 연화도의 포구

 초등학교의 모습

 

오늘은 바람이 불고
나의 마음은 울고 있다.
아즉히 너와 거닐고 바라보던
그 하늘 아래 거리언마는
아무리 찾으려도
없는 얼굴이여.
바람 센 오늘은 더욱 너
그리워
진종일 헛되이 나의 마음은
공중의 깃발처럼 울고만
있나니
오오!
너는 어디메 꽃같이

숨었느뇨.

 

통영 8경중 하나인 용머리 

 연화봉 가는 길

 

비 바람 부는 연화봉 아미타 부처님 앞에서 어느 보살님들...

 연화봉 아미타 부처님

 

경탄송(警嘆頌)
삼계고해에
허덕이는 중생들아!
가진것도 버리고
생각을 쉬어라!
버리고 버리고
버려서 버릴것이 없을 때
모든 고통은 씻은 듯이
없으리라.
텅빈 그 마음으로
아미타 부처님께
예배하고 발원하면
이루지 못할 것이 없으리니
너나 없이 이곳에 오신이는
주저함이 없이 
모든 생각을 쉬고
처음 마음으로 돌아가서

원하는 바를 이루시길 바라노라.

 

고산 큰스님의 경탄송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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