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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의 박태환과 최민호를 보라

by 동파 2008. 8.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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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의 박태환과 최민호를 보라  
 
 
베이징 올림픽이 막을 올리기 무섭게 수영의 박태환과 유도의 최민호,두 젊은이가 국민 앞에 잇따라 금메달을 바쳤다. 올 들어 몇 달 며칠을 울적한 소식에 짓눌려 지내다시피 해온 국민들은 그저 기쁘고 대견할 뿐 아니라 두 젊은이의 분투(奮鬪)에서 각별히 위안과 희망을 얻는다. 두 젊은이 모두 넉넉지 못한 형편과 운동 여건, 앞서 겪은 실패와 좌절을 이기고 기어이 우뚝 서고야 마는 인간승리를 이뤄내 보였기 때문이다.
 
박태환은 동양인으론 72년 만에 올림픽 수영 자유형 금메달을 따냈다. 백인들의 독무대였던 수영, 그것도 기술보다 체격과 체력이 좌우하는 자유형에서 얻어낸 역사적 금메달이다. 당당한 체구에 해맑은 미소의 이 대학 1년생의 의젓함에서 국민은 '신(新)한국인'의 모습을 본다. 미래세대에 대한 희망을 본다.
 
박태환의 그 미소 뒤엔 적지 않은 굴곡이 있었다. 초등학교 때 천식을 이기려고 수영을 시작했지만 한 달에 40만원 하는 강습비를 내기 어려울 만큼 형편이 나빴다. 운동을 계속할 수 있었던 데엔 고교 동창회와 독지가들의 도움이 컸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 자유형 400m 예선에서 중학생 박태환은 너무 긴장한 나머지 "준비" 구령에 물 속으로 뛰어들고 말았다. '부정 출발'로 퇴장당한 소년은 탈의실에 한 시간 넘게 틀어박혀 울었다. 귀국한 뒤로도 한 달이나 외출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소년은 그 쓰라린 기억을 되씹으며 경기에서 출발 버저가 울린 뒤 몸이 반응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세계 정상급 선수보다 0.1초 이상 빠른 0.6초대까지 줄였다.
 
최민호는 다섯 경기 내리 한판승을 거두며 우승한 뒤 펑펑 울었다. 적수들을 야수처럼 매트에 메다꽂던 모습은 간 곳 없이 시상대에서도 눈물을 그치지 못했다. 지난 4년 겪었던 좌절과 방황의 회한(悔恨)을 한꺼번에 눈물로 쏟아냈다.
 
최민호는 아테네올림픽에서 6㎏이나 초과한 몸무게를 줄이느라 무리를 한 끝에 다리에 쥐가 나 동메달에 그쳤다. 그는 귀국 후 외로움과 소외감에 술을 마시며 방황했다. 아이스크림을 하루 40~50개씩 먹어야 잠이 올 만큼 스트레스에 시달렸다. 그러는 사이 선발전, 단체전까지 내내 3등만 하는 '동메달 전문 선수'로 전락했다. 그러나 그는 매일 새벽 4시 성당에 나가 아들의 재기(再起)를 기도하는 어머니를 보며 꿈을 되찾았다. 지옥 같은 훈련과 체중 감량의 고통을 이겨내 당당히 정상에 섰다. 그도 고1 때 아버지가 돈을 떼이면서 집이 기울어 어렵게 운동을 했다.
 
고난과 실패의 아픔을 다시서기의 동력(動力)으로 승화시킨 최민호와 박태환이 있어 행복하다.  
 
 
 
                                                                                                                        - 조선닷컴

 

조선닷컴에 감동적인 글을 인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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