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제주월남전우회

어머니의 통곡 헌시~제주시 지회장 현동엽

by 동파 2023. 10. 27.
728x90

월남전참전 제59주년 기념식를 제주도 지회의 주관으로 개최되었습니다.

우리는 
세계의 평화와 자유를 위하여
젊음을 투하했던 젊은날
고향을 그리면서
남국의 별을 헤이면서
어머니를 얼마나 그리워했던가...

낭독~문선희

 

어머니의 통곡

     현동엽~제주시지회장


깊은 고요 속에
조용히 내리는 안개비 속으로
아련히 닦아 오시는
당신들의 환영(幻影)
설레이는 마음안고 기다렸습니다.

밤새워 내린 이슬은
눈물되어 흐르고
함초로이 젖은 비석
적막 속에 묵묵(默默)한
그 자태, 의연 한데…

의기 충전하던 당신들의 기백
모두 나라에 바치시고
한(恨)을 안은채 호국원에 잠드신
애잔한 슬픔이여!

품에 안고 고히 키운 아들
전쟁터에 내어주던 어미 마음
꼭 돌아 오라는 염원 저 버리고…

이제는 만져 보지도 못할 너의 육신
영혼 깃든 잿 가루 한줌 
가슴에 안고 실성한 어미의 통곡
쥐어 뜯은 흩트러진 머리카락
아- 처절한 모정이여!

이것이 그렇게 그리던
내 아들이란 말인가?
애 닮다, 아들아
이제사 어미품에 안기었구나
눈물마져 말라버린
어머니의 마른 가슴

승전, 개선, 귀향의 날을
손가락 세어 왔는데…
이제 흩어진 꿈들을
다시 찾지 못하겠거늘
그 원한을
어찌 삭이려 하십니가까?

그리고 우리 이제 백발이 되어
갈길 몰라 서성이며
생의 마지막 길을
멍-하니 바라볼 뿐

첩첩이 쌓인 원망과 비애 속에 눈물
조용히 흘러 내리는
주름진 두뺨

이단자들의 능욕과 농간
“왜들 이러십니까”?
당신들은 우리에게
“참으로 잘했노라고” 
찬사와 위(爲)함을
조금이라도 주시면 안됩니까?
“야속합니다”

절망 속에 덮친 고엽제 독소
단말마와 같은 가냘픈 목소리들…
쓸쓸하고 조용히, 조용히
죽어 가고 있습니다.

고립된 죽음의 늪에서
몇날 몇밤 고향의
어머니 품을 그리워하며
꼭 돌아가야 한다는
간절한 소망 안은채
미로를 헤메이다 숨져간
처절한 몸 부림이여!

두고두고 가슴 저미는 안타까움
왜? 목숨 잃고 병신이 되었는가?
자유 민주주의를 위한다고…

고통을 주시는 하늘에
원망을 실어 보내며
통곡합니다.
걷우어 주소서 이 고통을…
점점 잊혀져 가려는 기억들은
세월속에 돌고돌아 다시
이 자리에 오는데…

영웅들이시여!
이제랑 모든 원환 흘려 보내시고
백일홍 만발한 호국원에서
그 향기 맡으시며
생전에 못 이루신 아름다운 꿈
한껏 펼쳐보소서…

아들아. 너를 지키려 
어미의 혼도 이곳을 떠돈다
아들아 외로워 말아라
어미 항상 곁에 머물터이니
편히 쉬거라

그리운 전우들이여!
영생을 기원 하나이다
평온 속에 안식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