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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지마할" 오탁번 詩

by 동파 2018. 11.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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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지마할

  오탁번 시
  

이맘때쯤 다시 만나기로 하자
이제 여기서 헤어지고 나면
가을 깊어가고 겨울이 오고
또 몇 백 년 강물이 흐른 뒤
야무라 강이든 갠지스 강이든
저 멀리 남한강이든
그 강물 흘러가는 어디쯤에서 다시 만나기로 하자
손톱 밑으로 빠져나가는
시간의 햇살 따라
벵골만 건너 캘커타 지나
 아그라 붉은 태양 아래 흰 대리석으로 빛나는 타지마할
죽은 다음에도 되살아나는
왕과 왕비의 살 냄새 거웃냄새
또 몇 백 년 강물이 흐른 뒤
타지마할의 눈부신 대리석 위에 보름달이 솟을 때
여기쯤에서 만나기로 하자
사랑에는 꼭 이별이 있는 법 저승의 푸른 하늘
아래 대리석이나 오동나무 관이 아니면
관솔구멍이 숭숭 뚫린 소나무 관 속에
금은보화 비단옷이 아니면
무명옷이나 삼베옷 두르고
그도 저도 아니면 청바지 차림으로라도
또 몇 백 년 강물이 흐른 뒤
우리들 사랑이 타지마할에서
이맘때쯤 다시 꼭 만나기로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