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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행 복 /시 : 청마 유치환 / 낭송 : 유현서

by 동파 2008. 11.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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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 복 /시 : 청마 유치환 / 낭송 : 유현서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 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에머랄드빛 하늘이 환히 내다뵈는 우체국 창문 앞에 와서 너에게 편지를 쓴다. 행길을 향한 문으로 숱한 사람들이 제각기 한 가지씩 생각에 족한 얼굴로 와선 총총히 우표를 사고 전보지를 받고 먼 고향으로 또는 그리운 사람께로 슬프고 즐겁고 다정한 사연들을 보내나니. 세상의 고달픈 바람결에 시달리고 나부끼어 더욱더 의지삼고 피어 흥클어진 인정의 꽃밭에서 너와 나의 애틋한 연분도 한방울 연연한 진홍빛 양귀비 꽃인지도 모른다.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 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너에게 편지를 쓰나니 그리운 이여 그러면 안녕 ! 설령 이것이 이세상 마지막 인사가 될지라도 사랑하였으므로 나는 진정 행복하였네라.
** 남도의 봄과 함께한 청마 유치환 ** 얼마만에 떠나는 방랑길인지... 한동안 마음도 몸도...모든 의식을 죽여 버렸었다. 무슨일이었는지.. 웬지 모든것이 보기 싫고 세상이 회색으로만 비쳐 왔었기에.. 말라서 비틀어진 몸과 마음을 추스려 가방하나 걸머지고 남도의 봄빛을 찾아보고자 길위에 섰다... 파란 하늘...쪽빛바다..눈부신 햇살...아..............! 딱히..어디로 가보자고 나선 목적이 있었던것이 아니기에 雲水..글자 그대로 구름처럼 물처럼 걸리는곳에 발길 닿는곳에 머물러 보고자 눈을 들어보니 청마 문학관이란 안내 표지가 띄어 그곳으로 발길을 옮겼다. 부산의 사십계단을 연상케하는 계단을 올라 조금 올라가니 좌측으로 담쟁이 넝쿨이 감싸고 있는 빛바랜 간판하나가 눈에 띈다..청마 문학관. 유치환(柳致環) 1908∼1967. 시인. 본관은 진주(晉州). 호는 청마(靑馬). 경상남도 통영출신. 자연석으로 둘러진 담장과 잔디가 곱게 깔린 문학관의 마당은 화려하지도 티나지도 않게 소박한 느낌을 갖게하는 아담한 공간..잘 정리된 느낌을 갖게하였다.. 문학관을 들어서자 멋진 시화 한폭이 반갑게 맞아준다.. 그리움..청마 유치환.. 우리에게 너무나 잘알려진 시 한편이 주인의 모습과 함께 눈길을 머물게 한다. 문학관 내부로 들어가자 청마의 흉상이 젊은시절 사진과 함께 방문객을 맞이한다. 잘 정리된 문학관 내부는 소탈하고 깔끔하다. 그리 넓지 않은 공간에 살아생전 청마의 흔적들로 가득하다. 조금은 어두운 실내의 조명에 카메라가 제대로 작동이 안되어 몇장의 사진을 버려야했다.. 청마의 유품이 전시된 공간에서 말년의 청마의 모습을 사진으로 볼수 있었다. 다도해의 멋진 풍경과 함께 잔잔히 들려오는 청마의 시 낭송을 멀티비젼을 통해 들으며 한동안 일어나지 못하고 머물러 있었고.. 문학관 뒷 쪽 청마의 생가를 방문했다. 그리 크지 않은 초가한채.. 낮은 흙담 사립을 들어서면 우측으로 사랑채와 정랑(화장실)이 자리하고 조그만 사랑채에는 청마가 사용했었을 가구며 살림살이가 옛적 그대로 잘 정돈되어있다.. 오늘따라 카메라가 왜이리 말썽인지.. 배터리가 나가버렸다.. 준비없이 나선 길인지라 미리 준비하지 못한 게으름에 내 자신을 책망하며 아쉽게도 마음속에 그림으로 남겨 두어야 할밖에.. 서쪽으로 기울기 시작한 해를 바라보며 다음을 기약하고 청마 문학관과 그리 멀지 않은 "한산대첩 기념공원" 으로 발길을 옮겼다. 세계 4대 해전으로 평가 받는 한산대첩! 충무공의 구국의 업적을 기리고자 만들어진 기념공원. 구국의 별..이순신.. 장군의 동상과 함께 통영 앞바다 다도해가 한눈에 그림으로 다가온다..숨이 막힐듯.. 하늘이 바다인지..바다가 하늘인지..온통 쪽빛으로 어울진 남쪽바다.. 길게 뱃고동 소리와 푸른 바다를 가로지르는 고깃배가 일으키는 하얀 물보라가 가슴을 뛰게하고 그 배와 함께 마음도 멀리 남해 바다로 내달려간다.. 낮 달... 공원의 나무에 걸린 뜻밖의 시 한편.. 우연일까? 시를 읽다말고 쳐다 본 하늘에 낮달이 하얗게 얼굴을 내밀고 밝은 세상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주인을 기다리는 빈 의자... 비워진 것에는 채움이 있을것인데.. 누가 저 비워진 의자에 앉아 낮달을 바라보며 시인의 마음을 헤아려 볼수 있으려는지..? 학익정..공원에서 제일 높은 곳에 자리한 아담한 정자 하나.. 이순신 장군께서 즐겨 사용하여 왜 수군을 전멸 시킨 학익진에서 이름을 따온 듯.. 그 정자에서 바라본 통영 앞바다 다도해의 풍광은 눈이 시리도록 아름답다.. 서녁으로 기울기 시작한 해를 바라보며 아쉬운 마음 간절하지만 몸을 일으켜 통영 항으로 향했다.. 이미 몇번 방문한 통영항은 저녁 시장 시간을 맞아 여전히 활기넘친 모습이었다.. 춘신.. 봄 소식을 알리는 매화가 망울망울 맺혀지고 겨우내 앙상했던 마른 가지마다 푸른 기운이 감돌고 아직은 멀리 있을 것 같기만한 봄은 저녁 햇살받아 반짝이는 갈매기의 날개 짓을 따라 그렇게 그렇게.. 이미 내 앞에 와 있었다.
 

 
출처 : ~♡ 행 복 한 세 상 ♡~
글쓴이 : 물레방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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