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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문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법정스님 길상사 봄 정기법회
"대운하 국토 토막내는 무모한 계획"
길상사 회주 법정스님이 한반도 대운하 사업에 대해 입을 열었다. 20일 길상사 봄정기법회에 참석한 법정스님은 "한반도 대운하는 국토를 허물고 토막내는 무모한 계획"이라고 비판하며 "대운하 개발을 막는 것은 이땅을 사는 현재인이 선조와 후손들을 위해 해야할 일"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스님의 법문을 정리한 내용이다.
몸을 70년 끌고 다녔더니 부품이 삐걱거리고 그래서 정비공장에서 정비를 하느라 몇차례 이 자리를 비웠다. 그 때마다 걱정을 끼쳐드려 죄송하다. 봄이 되니 알레르기성 천식이 찾아와 기침을 하게만든다. 법문할 때 기침하더라도 양해바란다.
산하대지에 초록이 물들고 있다. 살아있는 무수한 생명들이 꽃을 피우고 잎을 펼쳐내는 눈부신 봄날, 여러분과 이자리에서 만나게 돼 몹시 기쁘고 감사한 마음이다. 우리들이 살아 있다는 것은 당연한 일이긴 하지만, 이는 하나의 기적이고 커다란 축복이 아닐 수 없다. 뭐니해도 생명처럼 존귀한 것은 없다. 생명은 단 하나 뿐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신들의 죽음슬퍼하는 것은 다시 만날 수 없는 이별이기 때문이다.
근래 우리시대에 생명의 존엄성 크게 손상되고 있다. 걸핏하면 어린 생명 유괴하고 살해한다. 그럴만한 이유 없이 살해한다. 이런 행동은 생명을 다루는 농경사회에서는 생각할 수 없는 끔찍한 일이다. 씨를 뿌리고 새움이 돋고 어린싹이 자라는 것을 지며보면서, 생명이 자라는 것에 대한 소중함도 같이 움튼다.
흙을 멀리하고 도시화 산업화된 사회에 살다보니까 인간의 설자릴 잃게 된다. 소득도 많아지고 가전제품 많아 예전보다 편리하게 살고 있지만 인성은 그렇지 못하다.
사람이 사람을 죽인다는 것 상상하지 못했던 일이지 않느냐. 육신은 흉기를 갖고 살해할 수 있지만, 사람의 근본인 영혼을 죽일 수 없다. 남을 죽이는 것은 자기가 자신을 죽이는 일과 같다.
우리가 몸담은 세상은 사람만 사는 것이 아니다. 겉모습 다를지라도 수많은 생명체들이 어울려 함께 산다. 생명의 연결고리인 생태계를 이룬다. 하지만 근래에 와서 생태계 위협받고 있다. 방방곡곡 어느 한 곳 성한 곳이 없다.
허물고 파헤쳐져 국토가 신음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명박 대통령 공약사업으로 추진중인 한반도 대운하사업은 이 땅의 생명 파괴하는 재앙이다. 한반도 대운하 문제 거론하려고 한다.
우리 국토는 한두사람의 생각으로 허물고 파괴하는 대상 아니다. 어떤 권력을 가졌더라도 이땅 만신창이로 만들 수 없다. 이 국토는 오랜 역사속에서 조상 대대로 내려온 우리의 영혼이고 살이고 뼈이다. 우리만 살다갈 곳이 아니라 후손에게 물려줄 신성한 땅이다. 이런 땅에 대운하 만들겠다는 생각자체가 국토에 대한 모독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이 땅은 무기물로 돼있지 않다. 많은 생명체들이 함께 이 땅을 이루고 있다. 한반도 대운하, 물류와 관광위해서라고 한다. 경제성장을 위해 신성한 땅을 유린하는것은 무례한 행위다.
삼면이 바다이고, 고속철도와 고속도로가 수송을 담당하는 현실로 미뤄 결코 타당한 생각이 아니다. 삼면에 난 바닷길을 이용해 실제로 운송 담당해오던 운하업체가 정부의 지원에도 불구하고 타산이 맞지 않아 문을 닫은 것만 봐도 운하는 현실적인 사업이 아니다. 을 뚫는 운하각 무슨 경제성있겠는가. 더군다나 세계적으로 운하는 사향산업이다.
지금 한반도 대운하를 환영하는 사람들 가운데 대부분은 교통수단으로 운하를 이용하겠다는 사람이 결코 아니다. 개발사업으로 땅값오르는 것 관심있는 땅투기꾼이다. 벌써 운하예정 구역에는 땅값이 급등하고 있지않은가. 또 건설공사에 관심있는 일부 건설업자일 뿐이다. 국민대다수는 운하건설을 반대하고 있다. 살아있는 강은 이리 구불 저리 구불 자연스럽게 흘러야 한다. 이런 강을 물이 흘러가지 못하게 막아놓고 제방을 쌓는다면 강이 아니다.
뿐만 아니라 요즘 들어 자주 발생하는 국지성 호우는 홍수피해 가중시킬 것이 뻔하다. 미국의 예를 보자. 1920년대 플로리다 운하 완공되자마자 홍수가 범람해 2천명 떼죽음 당한 참사 있었다. 이런 것이 운하의 한계다. 운하에는 물을 항상 채워놔야 하기 때문에 갑작스런 호우로 범람하는 것은 당연하다. 가뭄을 예방할 수 있다는 말도 맞지 않다. 운하는 항상 수위를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마음대로 빼서 쓸 수 있는 물이 아니다.
청계천의 예를 드는데, 청계천과 운하는 천지차이다. 한반도 대운하는 멀쩡한 우리 국토를 허물고 토막내 만들겠다는 무모한 계획이다.
운하를 이용해 관광을 내세우는 것도 현실에 맞지 않다. 우리나라 세계 관광객들로 부터 외면당하고 있는 것은 운하가 없어서가 아니다. 불친절과 물가, 언어소통이 안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관광자원으로 제주도만한 것이 어딧나. 제주도 너무 물가가 비싸다. 언어소통도 안돼 다시 찾고 싶지 않다고 말한다. 그렇기 때문에 운하를 통해 관광내세우는 것 현실에 맞지 않다. 다 속임수다.
있는 관광자원도 활용못하면서 대운하를 관광사업으로 활용하겠다는 것은 맞지 않는 처사다. 이는 커다란 재앙이 될 것이다. 국토해양 관계기관에서는 내년 4월 착공해 대통령 임기 안에 마무리하겠다는데 이게 말이 되냐. 그런 발상자체, 졸속한 생각자체가 국민들의 저항 일으키기에 충분하다.
우리 시대에 진행된 것을 우리가 지켜보고만 있다면, 무모한 일이, 우리는 이 정권과 함께 우리 국토에 대해 씻을 수 없는 범죄자가 될 거이다. 우리 국민 대다수는 무모한 대운하 계획에 반대하고 있습니다. 서울대 교수를 비롯해 양식있는 분들이 반대하고, 국회의원 자신도 삼분의 일이상 반대하고 있다. 이런 무모한 대운하 계획은 어떤 희생을 치루더라도 사전에 막아야 한다. 그것이 우리의 신성한 의무다. 선조와 후손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현재의 우리가 돼야 한다.
한반도 대운하 우리가 직면한 중대한 사안임을 깊이 명심하시길 바란다.
근래 부품수리하며 느낀 소감을 말씀드리겠다. 사람은 하루라도 살면 늙고, 때가 되면 죽는다. 영원히 사는 사람 없다. 크게 앓고 나니까 새삼스럽게 근래 모든 사람이 고맙다. 나를 애워싸고 있는 모든 사물들이 새삼 고맙다는 생각이 든다. 죽을병이 아니면 앓을만큼 앓면 나을 때가 있다. 제가 치료하면서 구토가 나와서 음식을 먹을 수가 없어서, 50일동안 단식상태였다. 제 몸을 본 이웃들은 마치 부처님의 육년고행상 모습이라고 했다. 지금은 다 회복됐지만, 당시 체중이 50킬로 미만이었다.
앓면서 생각한 것이 그날그날 하루하루 즐겁게 살자는 것이다. 내일은 기약할 수 없다. 오늘 우리 만나서 눈부신 봄날 이야기를 주고 받지만, 내일 일을 누가 알까. 그날 하루하루를 잘 살아야 한다. 후회없이 살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내마음이 활짝 열려야 한다. 우리가 살면서 가장 문제가 많은 것이 인간관계 아닌가? 그런데 뻔히 알면서 실제로 잘 안되는 일이기도 하다. 내 마음을 활짝 열 수 있어야 되는데, 말은 쉽지만 잘 안된다.
이렇게 극복하기 어려울 때마다 내가 영원히 사는 존재가 아니다, 언젠가는 이 세상을 하직할 것이다. 혹은 내일 하직할 지 모른다. 내가 살아있는 이 때에 내가 비워야 한다. 내가 생각을 비워야 한다.
이런 생각을 하면 마음의 메아리가 상대에게 전달돼 그 쪽에서도 풀린다.
우리가 바쁜날, 좋은날 절에 와서 이런 행사 참여하는 것은 세상을 보다 너그럽게 살기 위한 길을 찾기 위해 온 것이다.
이 세상을 잘 살고 못사는 것은 내가 내 마음을 어떻게 쓰느냐에 딸렸다. 눈에 보여야 마음을 찾지, 마음을 제대로 쓸 줄 알아야 한다. 그 때 내 마음이 열린다. 잘못쓰면 겹겹으로 닫힌다. 순간순간 하루하루 내마음을 활짝 열고 산다면, 주변의 모든 것이 긍정적으로 나를 받아들인다. 어려운 일이 있더라도, 피하려 하지 말라. 어려운 일은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 받아들여야 한다. 피하지 말라.
왜 내가 이 나이에 중병에 걸려 치료를 해야 하는가. 앓면서 생각하니까, 모든게 그나름의 의미가 있더라. 남이 앓는데 나만 앓지 않는데는 남의 사정도 모르고 얼마나 오만할 것인가. 이 몸을 갖고 세상에 태어나면 언젠가 앓게 된다. 좋다 이 과정을 통해 인간적으로, 수행자로 더 성숙해지리라. 이런 생각을 갖고 투병하니까 마음의 여유가 생기더라.
달마스님은 마음이란 알 수 없구나 너그러울 때는 온 세상을 받아들이더라도 그 마음이 한번 뒤틀리면 바늘하나 꼽을 자리가 없다. 그것이 우리의 마음이다. 모든 것이 받아들이려는 것은 본심이고, 뒤틀린 마음은 내 마음이 아니다. 빨리 비워야 한다. 이와같이 일상 생활에 마음쓰는 훈련을 해야 한다. 참선하고 독경하는 것, 마음을 바르게 쓰려는 것 아닌가. 그밖에 다른 공덕 따지지 말라.
우리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이 배움이다. 인생이 학교다. 어제 몰랐던 것을 오늘 배우게 된다. 그 안에서 삶의 묘미를 스스로 터득하게 된다. 우리가 사는 것은, 지금 이렇게 순간순간 살고 있다. 이 순간순간 제정신 차리고 활짝 열린 마음으로 잘 살 수 있어야 한다.
한반도 대운하도 남의 일이 아니라는 것을 깊이 명심하고, 하루하루 열린 마음으로 살면서, 사는 일 자체가 즐겁고 기뻐야 한다. 그런 과정을 통해 이웃과의 관계 원만해져야 한다.
<불교신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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