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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0월21일 성북동 길상사에서 법정스님의 가을 법회를
봉행하면서 스님의 주옥 같은 법문을 정리하여 여기 올림니다.
"이 자리에 서기가 송구스럽고 민망합니다." |
"최근 종단 일각에서 주지 자리 등을 놓고 다툰 작태는 |
출가정신의 부재에서 비롯된 것으로 그런 다툼은 |
가사 입은 도둑들이나 벌이는 짓 입니다." |
"수행자의 겉모습을 하고서 속으로 돈과 명예를 추구한다면 |
그런 사람은 불자(佛子)가 아니라 가사(袈裟) 입은 도둑입니다." |
출가는 살던 집에서 그냥 뛰쳐나오는 것이 아니라 |
온갖 욕망과 집착에서 벗어나는 것인데 다툼을 일삼는 |
그들이 무엇 때문에 출가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
승가의 생명은 청정함에 있으며, |
자유와 평안의 경지는 지극한 마음으로 |
수행 정진할 때만 유지됩니다" |
법정스님은 "서산대사는 '선가귀감(禪家龜鑑)'에서 |
돈과 명예를 추구하는 수행승들은 초야에 묻혀 사는 |
선비만 못합니다. |
부처님은 어찌 도둑들이 내 옷을 꾸며 입고 온갖 |
악업을 짓고 있느냐고 승가의 타락을 꾸짖은 바 있습니다. |
"참선하고 기도하는 모습만이 거룩하고 아름답습니다." |
길상사 가을 법회에서 법정스님은 '아름다움'을 |
주제로 설법을 했습니다. |
법정스님은 "오늘날 우리는 돈에 얽매여 사느라 |
법정스님은 "오늘날 우리는 돈에 얽매여 사느라 삶의 내밀한 영역인 |
삶의 내밀한 영역인 아름다움을 등지고 산다"면서 |
"아름다움은 삶의 진정한 기쁨을 얻는 길이요 |
행복에 이르는 길"이라고 말했습니다. |
이어 "진정한 아름다움은 소유욕을 버릴 때 발견할 수 있다"면서 |
"텅 빈 마음을 가질 때 어떤 대상이 갖고 있는 아름다움이 |
저절로 드러나며, 그러한 아름다움을 발견하려면 |
나와 대상이 일체를 이뤄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
법정스님은 "중국 임제(臨濟.?-867) 선사는 있는 그대로가 |
귀하기 때문에 일부러 꾸미려 하지 말라고 합니다" |
"자연스러움은 그 자체가 조화와 균형을 의미하는 |
것이어서 그 속에 진정한 아름다움이 깃들어 있으며, |
그런 아름다움은 사랑의 눈으로만 인식할 수 있습니다." |
아름다운 얼굴이 추천장이라면 |
아름다운 마음은 신용장과도 같습니다." |
한국의 반가사유상은 고요, 평안, 잔잔한 미소를 전해주는 |
반면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은 무거운 고뇌를 전해준다는 |
점에서 다르다"면서 "반가사유상이 고요와 평안을 전해주는 |
것은 어떤 것에도 구애받지 않는 '거리낌 없는 아름다움'이 |
구현돼 있기 때문이며, 그런 점에서 뛰어난 장인은 돈이나 명예 등 |
인간적 자취를 남기지 않는다"고 동양 예술에 깃든 |
아름다움의 깊이를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
법정스님은 "내면의 아름다움은 샘물과 같아서 자꾸 퍼내도 |
끊임없이 솟아날 수 있도록 자신을 갈고 닦아야 한다"면서 |
시들지 않고 영원한 기쁨을 만들어내는 아름다움은 |
이웃과 나눌 때 드러나기 때문에 일상의 삶에서 |
자비행을 실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설법을 마무리했다 |
“저 뜰에 물들기 시작한 단풍은 작년과도 다르고, 내일도 다를 것입니다. |
순간순간 내뿜는 아름다움을 허심탄회하게 보지 않고 |
작년과 비교하거나 하면 지금 저 아름다움을 놓치는 것입니다.” |
그는 ‘대(竹) 그림자 뜰을 쓸어도 먼지 일어나지 않고, |
달이 연못을 쓸어도 물에는 흔적이 없네’라는 |
옛 선사의 시(詩)를 소개하고 “단 한 번뿐인 이 가을, |
내 안에 샘솟는 아름다움을 이웃과 나누어야 한다. |
다들 아름다움을 만나고 가꾸면서 |
행복하시라”고 법문을 끝맺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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