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상스님과 유마경(維摩經)

정암사 법상스님과 유마경(維摩經) 공부하기(2)

동파 2021. 2. 2. 08:50
728x90

 

사찰에서 만나는 주련 책을 집필하신

정암사 법상스님의 유마경 공부를 여기 올리옵니다.

많은 도움이 되었으면합니다

 

정암사 법상스님과 유마경(維摩經) 공부하기(2)
불국품 佛國品 제1
[본문]
一時。佛在毗耶離菴羅樹園。與大比丘衆八千人俱。菩薩三萬二千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비야리(毗耶離)의 암라수원(菴羅樹園, mraplivana)에서
대비구(大比丘) 8천인과 3만 2천 의 보살들과 함께 계셨다.
[강해]
일시(一時)는 여시아문(如是我聞)에 이어 나오는 문구로 그 시기를 구체적으로 적시하지
아니하고 일반적인 시기를 말하는데 이를 풀어서 어느 때. 한때. 일찍이 이렇게 해석을
한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보편적인 강해이다.
일시는 부처님께서 법을 설하시는 시간이기에 이는 곧 삿됨을 물리치시고 바른 것을
드러내심이니 이로써 세상은 진리가 드러나게 되는 것이다. 고로 일시는
파사현정(破邪顯正)을 말하는 것이다.

파사현정이라고 하는 것은 부처님의 가르침에 어긋남을 깨트리는 것이 파사(破邪)이고,
정법의 도리를 들어내는 것이 현정(顯正)이다. 그러므로 파사현정으로 인하여 미망에
갇힌 중생들이 불성을 보아 성불토록 하는 계기가 되는 것이다.

이를 화엄경(華嚴經) 비로자나품에 보면 대위광(大威光)태자가 법의 공명을 성취하고
나서 부처님의 불가사의한 신력을 받들어 대중들을 두루 살펴보고 게송으로 부처님을 찬탄하기를 다음과 같이 하였다.

世尊坐道場 淸淨大光明
세존좌도량 청정대광명

譬如千日出 普照虛空界
비여천일출 보조허공계

세존께서 도량에 앉아 계시니
청정한 큰 광명이
마치 천 개의 해가 함께 떠서
온 허공계를 널리 비추는 듯하네.

또한 이시(爾時)는 왜 특정한 시간을 정해 놓지 아니하였느냐 하면 특정한 시간을 정해
놓으면 부처님의 말씀은 딱딱하게 굳어진 화석처럼 되기 때문에 그러하다.
이게 무슨 말인가 하면 부처님의 말씀은 늘 특정하지 않은 시방중생을 상대로 하기에
언제나 현재진행형이다. 만약 연월일시를 못 박아 이야기하면 지금의 시점으로 보면
옛날이야기가 되기 때문이다. 고로 바로 알아야 한다.
이시(爾時)는 크게 두 가지 관점이 있다.

이시(爾時)는 부처님께서 말씀 하신 때요.
아난이 말씀을 들은 때이다. 이로서 정법이 드러나게 되는 대이다.

이시(爾時)는 중생이 지금 이 경전을 펼치는 때이다.
그러므로 유마경이 펼쳐지는 비야리 암라수원(菴羅樹園)이 곧 내가 앉은 자리가 바로
그곳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노파심에서 거듭 말하면 부처님의 말씀은 현재진행형이다.
이를 모르면 석가할아버지의 옛날이야기를 보고 듣고 하는 것이다.
그러기에 고덕이 말하기를

佛在靈山莫遠求 靈山只在汝心頭
불재영산막원구 영산지재여심두

人人有個靈山塔 須向靈山塔下修
인인유개영산탑 수향영산탑하수

멀리 영축산에서 부처님을 찾지 마라.
영산(靈山)은 다만 너의 마음속에 있나니
사람 사람마다 영산보탑을 가지고 있으니
모름지기 그 영산 탑 아래서 정진하라고 경책을 하였다.

그러므로 바로 알아야 한다.
이시(爾時)는 곧 시공을 초월한 그 때이다.
그러기에 이러한 도리를 일러 겁외(劫外)라고 한다.

비야리(毘耶離)는 산스크리트어로 바이샬리[Vaisali]를 중국에서 음사하여 ‘비야리’라고
표현을 하였다. 비야리는 부처님 재세시 갠지스 강 남부에 위치한 큰 도시의 하나로
흔히 비야리성(毘耶離城)이라고 하지만 이를 줄여서 비야리라고 하며 이를 한역하여
광박(廣博) 또는 광엄(廣嚴)이라고 한다.
부처님께서 열반에 드시기 전에 이 성(城)의 언덕에 올라가시어 성 전체를 바라다보신
적이 있는 도시이다. 그리고 비야리성에는 재가불자인 유마거사(維摩居士)가 설던 곳이다.

비야리성에 대해서는 유마경 외에도 장아함경에 실린 유행경(遊行經)에도 나온다.
여기에 보면 예차(隷車)족들이 부처님께 공양을 요청하였으나 이미
암바바리(菴婆婆梨)여인이 먼저 요청을 하여서 곤란하다고 하였다.
암바바리는 부처님께 공양을 올리고 나서 부처님께 나아가서 아뢰는 모습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이 비야리성에 있는 동산 가운데 저의 동산이 가장 훌륭합니다.
저는 이 동산을 여래께 보시하겠습니다.
저를 가엾이 여기시어 받아 주소서. 그 때 그녀는 분부를 받고 곧 그 동산을 부처님과
승단에 보시했다. 부처님께서는 그녀를 가엾이 여겨 그것을 받으셨다.

하여튼 유마경(維摩經)의 주인공이 되는 유마거사는 바이샬리 사람이다.
그러기에 유마경의 배경은 바이샬 리가 되는 것이다.
유마거사는 비야리성에서 불이법문(不二法門)에 대하여 입을 닫고 말을 하지 않았다고
하는 고사가 비야두구(毘耶杜口)이다. 이러한 표현은 기신론(起信論)에도 나오는데
여기서는 두구거사(杜口居士)라고 나온다.

부처님께서 유마경을 설하신 도시는 바이샬리[비야리]라면 그 장소는
암라수원(菴羅樹園)이다. 여기서 ‘암라수’는 ‘암라’의 나무를 말하기에 암라(菴羅)는
산스크리트어의 아마라[amra]를 음사한 것으로 미국식으로 말하면 망고[mango]를
말함이다. 그러므로 암라수원은 망고나무가 있는 정원을 말한다.
암라(菴羅)에 대해서는 아육왕경(阿育王經), 현우경(賢愚經), 대반열반경(大般涅槃經)
등에도 등장을 한다.

부처님께서 만년에 마가다국 왕사성에서 나오시어 북쪽을 유행하시다가 항하(恒河)를
건너시어 북쪽에 있는 ‘구시나가르’로 가시는 도중 비야리 출신
유녀(遊女) 암라파리(庵羅波利)는 부처님에게 사념처(四念處)에 대한 가르침을 받고
비야리에서 가장 아름다운 망고나무가 있는 정원을 보시하고 자신은 비구니가 되었다.

정리하면 이렇다. 부처님께서 이뱌리성에 있는 암라수원에서 진리를 설하셨으니
이때 비구(比丘) 8천인과 3만 2천의 대중들이 그 자리에 함께 하였다.

부처님께서 법을 설하려고 4만의 사부대중이 모여 들었다고 하는 것은 이 법이 그만큼
높은 진리의 가르침이기 때문에 그러하다는 것을 대중들이 여실히 증명해 보이고
있음이다. 그렇다면 부처님께서는 어떠한 법문을 설하셨을까? 불이법문(不二法門)이다.
여기에 대해서는 차츰차츰 들여다 볼 것이다.

그리고 꼭 기억해 두어야 할 것이 있다. 일시(一時)라는 삿된 가르침을 깨트리고
참된 법을 드러내어 선양하는 파사현정이라는 것을 가슴깊이 명심해 두어야 한다.

경남 김해시 한림면 시산리 270
정암사 입설산방 법상 합장

※ 사찰에서 만나는 주련 책은 모두 판매되어 주문이 불가하다는 것을 알려 드립니다.